금리연계 DLF·라임 사태로 불안감 확대
금융지주·대기업 계열 자산운용사는 '선방'
"버팀목 없는 중소형사 직격탄" 실적 우려↑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자산운용업계가 성적표 공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15일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 마감이라 이번주와 다음주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 손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악재에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하지만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 계열사인 상위권 자산운용사를 제외한 나머지 독립계 중소형사들은 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 감소와 함께 펀드 자금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일단 업계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상위 5위권 증권사들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7월말 증시 조정으로 증권투자손익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으나 9월 이후 가파른 반등에 성공했고, 수수료수익도 꾸준히 증 가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2분기 전체 자산운용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128억원에 달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내주까지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전체적인 수익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초반 증시 부진으로 자산 평가손익이 줄었음에도 운용자산 증가, 수수료수익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당기순이익 기준 자산운용사들의 순위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440억원, 상반기 8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분기에도 2위권을 2배 이상 앞지른 압도적 1위가 예상된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130억원 내외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3분기 성적을 공개한 KB자산운용은 연결 순이익 102억원을 기록해 3위가 유력하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5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든든한 모기업이 없는 대다수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분위기는 크게 달랐다. 이미 전체 자산운용사 가운데 절반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3분기 업계를 둘러싼 잇딴 악재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자산운용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자산운용회사(공모운용사+전문사모운용사) 260개 가운데 적자를 본 회사는 118개사 달했다. 적자회사 비율은 45.4%로 37.6%를 기록했던 1분기 대비 7.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2분기 기준 자산운용사 손익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자산운용사는 양질의 상품을 개발해도 판매처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운용자산 규모가 큰 보험사 일감이 대부분 자사 계열 운용사로 빠지는 만큼 사업 다각화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더욱이 올 들어 은행권에서 문제가 된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대규모 손실 사태는 중소형사를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까지 겹치며 사실상 신규 상품 영업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4분기다. 자산운용업계 특성상 4분기는 연말 임직원 대상 성과급이 지급되는 시기다. 인건비 등 일회성 요인이 많은 만큼 이익 규모도 크게 줄어든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빨라도 내년 상반기까지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한 중소형 자산운용사 임원은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고자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다"며 "공모펀드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사모펀드 시장도 여러 타격을 입어 당분간 고난의 시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