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베이징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측이 미국산 농산물에 지난해 추가로 부과한 관세를 철폐해 수입 증대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최대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은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이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연간 400억~500억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측은 특정 규모와 특정 기한을 약속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 수입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현재 양측 협상에 주요 난제가 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산하 중국식품수출입상회(CFNA)의 차오더룽(曹德荣) 회장은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중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추가 관세를 철회하는 것"이라며 "관세를 철회한 후 기업들이 각자의 판단과 시장 규칙에 따라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두 등 미국산 곡류에 대해 25%의 관세를 물렸고, 올해 9월 일부 관세를 또 다시 인상했다.
차오 회장은 "이렇게 '편리하고 양호한' 무역 여건을 만드는 것이 기업들에 특정 기간 안에 특정 규모를 구매하라고 강제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가 철회되면 무역은 정상화될 것이며 기업들은 시장 상황에 맞춰 수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시장 여건에 기반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도록 노력하겠지만 400억~500억달러는 매우 높은 목표이므로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실질적인 장벽이 제거되지 않으면 중국이 미국이 요구하는 목표를 맞추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차오 회장은 중국이 이미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리고 미국산 오일시드를 수입하는 업체들에 관세를 면제해주는 등 긍정적 협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선의의 제스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정부가 이 달 초 미국산 대두 1000만t에 대해 정제업체들이 내야 하는 관세를 면제해줬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미중 양국은 대중 관세 철회와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골자로 하는 '1단계' 합의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칠레가 돌연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취소하면서 일정에 혼선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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