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양정철·백원우에서 이철희·표창원로 이어져
한국당, 불출마 목소리 안 나와...'조국 자신감·공천 룰 보자'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스타급' 인사들의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했던 인사들이 오히려 번복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돼 대조를 이룬다.
정가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여당 내 위기감이 확산됐고, 야당은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당은 아직 공천 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불출마 선언이 나온다면 자신의 공천 여부를 저울질 한 후에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
◆ 민주당, 文 '복심' 양정철·백원우에서 '스타 초선' 이철희·표창원로 이어진 불출마
민주당 스타급 인사의 불출마 선언은 청와대 '친문'(친문재인계) 인사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공식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 원장은 올해 초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으로 복귀했다. 복귀 당시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그는 일찌감치 총선 출마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백 부원장은 21대 총선 재출마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당시 이들의 불출마는 친문 내 교통정리 정도로 해석됐지만, 조 전 장관 사태 이후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하며 크게 확산됐다.
민주당 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철희 의원은 지난 15일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의원은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며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쇄신론을 주장했다.
표창원 의원 역시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을 지난 24일 공식화했다. '문재인 영입 인재 1호'인 표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 책임지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외교안보 정책비전 발표 '자유와 평화의 G5를 향하여'에서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9.24 kilroy023@newspim.com |
◆ 불출마 목소리 안 나오는 한국당...조국 사퇴 자신감? 공천 룰 봐야?
이에 반해 한국당 진영에서는 아직 공식 불출마 선언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작년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던 김정훈, 윤상직, 정종섭 의원 등 주변에서는 "불출마한다고 확정짓지 말아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여러차례 불출마 의사를 밝힌 6선의 김무성 의원마저 "부산이 아닌 수도권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국당 내 불출마 선언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가에서는 조국 전 장관이 결국 사퇴하며 고무된 한국당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가 삭발을 하는 등 강경모드로 나서며 당 내 계파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또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정국에서 활약한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한국당 한 원외 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조국 때문에 절박함을 느꼈을 것이다. 반면 한국당 내에서는 지지율이 회복될 기미가 보인다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즉 정국이 (불출마 선언 여부를) 좌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천 룰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불출마를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자신이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못했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지난 5월 초 공천 규칙을 지난 5월 초 일찌감치 확정했다. 현역의원 경선 원칙·전략공천 최소화·정치 신인 10~20% 가산점 등이 골자다. 또 하위 20%로 평가된 의원에게 20% 감산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당은 빨라야 다음달 말 이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초선이던 중진이던 정치인이라면 금배지는 계속 달고 싶어 한다. 불출마를 선언하려면 공천 룰이 나와야 한다"며 "지금은 섣불리 (불출마 선언이) 나올 타이밍이 아니다. 이 룰로 내가 싸울 수 있는지 유불리를 따져보는 게 이 바닥 생리다. 공천 룰이 확정되고도 외부 변수를 보고 본인들 거취를 걱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