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글 "가격 부담 높여 국민을 책에서 멀어지게 해" 주장
"외국은 소비자 부담 줄이는 장치 마련하고 도서정가제 시행"
"실패한 정책, 폐지해야 마땅"...마감시한까지 20만 돌파할 듯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책의 정가를 정하고 할인을 금지 혹은 제한하는 제도인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5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의했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한 청원인은 "도서정가제는 국민들을 책에서 멀어지게 하는 등 실패한 정책으로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청원 글을 게재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도서정가제란 책의 정가를 정하고 할인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제도이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령에 의해 시행되며 이에 따라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의 할인율을 제한하게 된다. 2014년 11월 21일부터 시행됐다.
청원인은 이 도서정가제가 가격 면에서 국민들에게 부담을 줘 독서율이 떨어지게 만들었으며 나아가 오프라인 서점이 감소하는 결과까지 초래했으므로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2014년 전까지의 도서 정가제는 발매 이후 18개월간은 최대 10%의 할인만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무제한 할인이 가능하며 가격 할인과 별도로 10%의 포인트를 적립하게 하는 등의 합리적인 추가 조항이 붙어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최재천 전 의원이 발의한 2014년 이후의 도서정가제는 발매일과 관계없이 모든 책에 10%의 가격할인만을 가능하게 했고 도서관, 군부대, 교도소 및 공공기관에 복지의 개념으로 할인을 적용할 수 있게 하였던 조항마저 폐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평균 책값이 오르게 되자 독서인구, 출판사 매출, 도서 초판 발행 부수 등이 줄어들었다"며 "도서 정책의 기본 방향은 결국 책 읽기를 권장하는 쪽이어야 하는데 현행 도서정가제는 국민들의 책에 대한 접근성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독서시장은 도서정가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이러한 상황에서 심지어 '동일 도서의 전국 균일가 판매 제도' 즉 완전 도서정가제가 논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공평동 종로타워 지하 2층 종로서적에서 시민들이 책을 열람하고 있다. 14년 만에 다시 문을 연 종로서적은 1907년 종로 2가에 설립되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다가 2002년 문을 닫았다. yooksa@newspim.com |
그러면서 "외국에서는 이미 시행된다며 우리도 도입하자고 말하고 있지만 도서정가제를 시행중인 16개국의 법은 우리나와 다르다"며 "한줌 독서 인구를 그저 털어먹기만 할 줄 아는 규제만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외국에선 소비자의 도서 구매 부담을 줄여주는 여러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책을 자주 구입하는 소비자의 입장으로서는 이 사설기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단통법과 같이 그저 실패한 정책이고 도움이 안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정책은 부담스러운 가격에 도리어 독자에게 책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 그렇기에 도서정가제의 폐지를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4일 게재된 이 청원은 2주 만인 28일 오전 기준 15만7746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청원 마감 시한인 11월 14일까지 20만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돌파할 경우 해당 부처에서 청원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한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