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23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주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공개 탄핵 조사에 대한 실력 저지에 나서면서 이날 오전에 예정된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증언이 파행을 겪었다.
공화당 의원들의 실력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에 "더 거칠게" 탄핵 반대에 나서라는 압박한 이후 나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 조사 저지에 나선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들. 2019.10.23.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로라 쿠퍼 미 국무부 러시아·우크라이나·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논란과 관련한 비공개 증언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쿠퍼 차관보가 의회에 도착한 직후 공화당 하원 원내 2인자인 스티브 스칼리스 의원 등 20여 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비공개 증언 장소에 진입하며 저지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당이 자신들의 비공개 증언 접근을 부당하게 막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탄핵 조사를 일방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탄핵 조사 비공개 증언은 하원 정보·정부감독·외교 위원회 소속 의원에게만 참석이 허용됐다.
WSJ은 공화당 의원의 진입으로 이날 오전 예정됐던 쿠퍼 차관보의 비공개 증언이 오후까지 지연됐으며 양측의 대치 속에서 회의장으로 피자 등이 배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민주당은 공화당 의원들이 물리력으로 탄핵 조사를 방해한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민주당의 탄핵 조사에 맞서 공화당 의원들이 더 거칠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몇몇 훌륭한 싸움꾼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좀 더 거칠어져야 하고 싸워야 한다. 왜냐하면 민주당원들이 선거를 위해 공화당을 해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는 폭로와 증언이 이어지면서 당혹감을 드러내며 민주당이 주도하는 탄핵 조사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내년 11월 총선거를 앞둔 공동운명체를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공화당 의원이 실력 행사에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향후 의회 탄핵 조사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도 첨예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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