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그라시움 84㎡ 14.4억원 '신고가' 기록
둔촌주공 분양가 3.3㎡당 3000만원 넘을지 주목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서울 강동구 아파트값이 3.3㎡당 4000만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동구 일대는 낡은 저층 아파트가 대거 재건축되자 주거 쾌적성이 개선됐다. 부동산시장 규제로 신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강세의 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규모와 입지에서 강동구 대표 단지로 꼽히는 둔촌주공의 분양가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고덕2단지 재건축) 전용 84㎡가 신고가를 기록하며 3.3㎡당 매매가 4000만원을 돌파했다.
고덕 그라시움 실거래가 [제공=서울부동산정보광장] |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 23층에 위치한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달 20일 1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3.3㎡당 4144만원. 강동구에서 전용 84㎡ 아파트 매매가가 3.3㎡당 4000만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이전 최고가는 같은달 거래된 13억8000만원, 3.3㎡당 3972만원으로 4000만원대 진입을 예고한 바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84㎡형은 14억원대 거래가 다수 있다"며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되며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형 아파트는 이보다 먼저 3.3㎡당 4000만원을 돌파했다. 이 아파트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 8월부터 10억500만원에 여러 채가 팔리며 3.3㎡당 4197만원을 기록했다.
입주권이 아닌 일반 아파트 매매가도 3.3㎡당 4000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강동구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최고가는 전용 59㎡가 10억원으로 3.3㎡당 3997만원, 84㎡가 13억5000만원으로 3.3㎡당 3862만원 수준이다.
강동구 아파트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내년 2월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들의 분양가 인상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둔촌주공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했지만 분양가 책정이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이전까지 HUG의 심사로 분양가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의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9.08.14 kilroy023@newspim.com |
박선호 국토부 차관은 지난 1일 '부동산시장 상황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 브리핑에서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을 할 경우 아무런 제한 없이 분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현재 작동하는 HUG의 분양가관리제도의 적용을 받는다"며 "당장 적용되지 않는다 해도 시장가격이나 주변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분양가격이 책정되지 않도록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UG의 분양가 심사는 시세와 무관한 최근 분양가를 기준으로 한다. 둔촌주공은 주변에 비교 대상으로 삼을 만한 단지가 마땅치 않다. 반경 1㎞나 2㎞ 내 신규 분양 단지가 비교 대상이지만 강동구에서 1년 내 분양한 단지가 없다. 아파트 브랜드와 단지 규모도 유사해야 하는데 총 가구수가 1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와 비교할 만한 아파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
직선거리로 2.5㎞ 가량 떨어진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의 경우 지난 8월 3.3㎡당 2600만원에, 지난해 6월 분양한 강동구 고덕자이는 3.3㎡당 2445만원에 분양했다. 주택가격상승률을 감안해도 3.3㎡당 3000만원을 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조합은 3.3㎡당 일반분양가가 최소 3300만~3500만원 수준이 돼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찬성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민감한 내용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이달 말 열릴 대의원 회의에서 희망 일반분양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내년 2월 분양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