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17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다. 로이터통신은 EU 회원국 정상들은 정상회의에서 EU 예산안 문제부터 중동 사태까지 다양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지만 최대 현안은 바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라고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막판 합의 불발에도 재협상은 계속
영국과 EU 측 협상단은 정상회의 때 내놓을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고강도 재협상을 이어갔다. 당초 협상단이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EU 정상회의 때 추인한다는 것이 계획이었으나, 양측이 16일까지 최종 돌파구 마련에는 실패하며 브렉시트 향방은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다만, 영국 정부 소식통은 BBC에 "오늘 밤 합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협상단이 브뤼셀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비록 당장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지만, 양측이 마라톤협상 끝에 대부분의 이견차를 해소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CNN도 영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해결할 이슈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낙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또 "여전히 합의안이 정상회의 때 제안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협상이 불발될 경우 정상회의에서는 '노 딜(합의 없는) 브렉시트'의 대책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협상단이 17일 중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하고, 정상회의에서 추인된다 하더라도 합의안은 영국 의회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하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제안한 수정안이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존슨 총리의 수정안은 북아일랜드로 들어오는 모든 상품의 행선지를 추척해 최종 목적지에 따라 관세를 차별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브렉시트 전환 기간(2020년 말까지) 종료 뒤에도 북아일랜드를 영국의 법적인 관세 체계 안에 두는 동시에 경우에 따라서는 EU의 관세를 적용시킨다는 것이다.
문제는 브렉시트 강경파인 DUP가 북아일랜드에 EU 관세를 적용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수정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합의안이 추인되더라도 의회 승인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표결은 오는 19일 실시될 예정이다.
만약 합의안이 승인되지 않거나 영국 의회에서 부결되면 브렉시트는 또다시 연기될 공산이 크다. 의회에서 오는 19일까지 새 EU 탈퇴 합의안이 승인되지 않을시 정부가 EU에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기 요청한다는 내용의 '노 딜 브렉시트' 저지 법안이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유럽연합(EU) 본부에서 휘날리는 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터키의 시리아 공습·예산안도 논의 대상
브렉시트 외에도 정상회의에서는 터키의 쿠르드족 퇴치를 위한 시리아 침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14일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터키의 군사 작전을 규탄하며,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을 제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상들도 이번 회담에서 터키의 시리아 공습을 두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 역시 중요한 안건 중 하나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 목표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EU 회원국들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인다는 데는 의견 일치를 이뤘지만, 2030년까지의 탄소 배출량 목표치를 두고는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상들은 2021~2027년 EU 예산안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브렉시트로 발생하게 되는 예산 부족분 확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