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ICBM 모라토리엄' 철회 가능성 시사
"성명 배후에 미국…중대조치 재고 재촉"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은 10일 유럽연합(EU) 6개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규탄성명을 발표한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을 표방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에 진행된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월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 발표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의 자위권에 속하는 정당한 조치만을 걸고드는 것은 우리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뒤돌아 앉아 추종 국가들을 사촉(사주)했다"며 "우리는 그 기도가 무엇인지 깊이 따져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제사회가 인정한 바와 같이 미국이 이번 ICBM 시험발사가 우리를 압박할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 명백한 실정"이라며 "우리도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해줄 수 있지만 아직은 그 정도까지의 대응행동이 불필요하거나 시기상조라는 판단 아래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그러나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지금까지 자제해온 모든 것이 무한정 계속된다는 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강하게 경고했음에도 불구, 안보리가 올바른 잣대나 기준도 없이 그 누구의 이해관계에 따라 우리의 자위권에 속하는 문제를 부당하게 탁자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쏘아올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자료사진.[사진=조선중앙tv 캡처] |
이어 "이는 미국과의 신뢰구축을 위해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재고하는 방향으로 우리를 재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비상임이사국인 독일과 벨기에, 폴란드, 차기 이사국인 에스토니아 유엔주재 대사들은 8일(현지시간) 북극성-3형을 SLBM으로 규정하며 이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지역 안보와 안정을 해치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대북제재는 계속해서 엄격하게 유지·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일 동해 원산만 수역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발사체가 최대 비행고도 910여㎞로 약 450㎞를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