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성호 장편소설
무엇이 나를 자유롭게 하는가?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아니, 나는 아르고너트이다. 스스로 껍데기를 만들 능력이 없어 암컷 껍데기 안에 얹혀 사는 암컷에 비해 너무 작은 놈."
억압을 자유로 착각하면 사는 인생들. 착각의 껍질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두렵고 생소한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는 인생 초상화.
'서초교회 잔혹사', '낯선 하루'를 통해서 기독교 인문 분야 뿐 아니라 소설로도 글쓰기 영역을 확장한 옥성호의 본격적인 장편소설이다.
한국 기독교의 문제를 통렬하게 비판했던 지난 작품과는 달리 작가는 기독교를 배경으로만 취할 뿐 단지 종교적 삶을 사는 인생사 안과 밖에서 펼쳐지는 철저한 인간의 욕망과 자유를 이야기한다.
아마도 욕망 중에서도 가장 강한 게 사랑이 아닐까? 사랑과 자유는 과연 조화로울 수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오래전 진리를 깨달았다고 착각하고 있을 때 그때 나는 자유하게 됐다고 착각했어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말했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난 고 마광수 교수의 말이 훨씬 더 가슴에 다가오더라고요.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진리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랑,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자비를 말하지 않는 종교가 있나요? 언어유희 같지만 자유하고 싶음도 욕망이고, 이런 욕망에서도 자유하고 싶은 게 또 욕망이라면 욕망과 자유는 분리되지 않는 샴쌍둥이 아닐까요? 자유로운 욕망. 인간에게 이것은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맘껏 사랑하는 것. 나는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서 이 자유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달리 말하면 고통은 진리가 아니다. 사랑이 고통이면 그건 사랑이 진리가 아니다."
저자는 진리를 안다고 착각했던 그래서 스스로 자유하다고 생각했던 세 사람이 각각 다른 , 방식이지만 진짜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삼 년 전 지인과의 우연한 만남에서 소설의 아이디어를 얻은 저자는 지난 이 년이 넘는 시 간 동안 열 번 넘게 스토리 전체를 뒤집어가며 고민해서 마침내 글을 완성했다고 한다.
옥성호는 사랑의교회를 개척하고 교회 갱신을 위한 초석을 만들었던 한국 개신교의 거목, 옥한흠 목사의 장남으로 태생적으로 기독교에 해박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벗어나 인생 이야기를 담은 본격 소설 장르로 알을 깨고 나오려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소설은 그의 글쓰기 인생에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저자는 앞으로도 쓰는 글의 주제는 언제나 인간의 갈망 자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옥성호 지음/담장/464쪽/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