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인, 이탈리아 치즈,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 등에 25% 관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 보조금 분쟁에서 미국에 75억 달러 관세를 승인하자 미국 정부가 즉각 유럽산 제품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10월 18일부터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은 WTO가 승인한 관세 최대 규모인 75억 달러어치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나, 관세율은 대형 상업 항공기에 10%, 농산물 및 산업재에 25%로 다소 낮게 책정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항공기 관세의 경우 항공기 부품에는 적용되지 않아 미국 앨라배마에서의 에어버스 생산 비용이 오르지는 않을 예정이며, 보잉이 사용하는 유럽산 부품 가격도 타격을 받지 않게 됐다.
미국과 EU는 에어버스 보조금을 둘러싸고 지난 15년간 WTO에서 공방을 벌여 왔는데, 이날 WTO는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불법 보조금 책임을 물어 미국이 연간 75억 달러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USTR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미국에 “중대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WTO는 또 이와는 별도로 EU 측이 제기한 미국 정부의 보잉 항공사 보조금 지급에 대한 판정도 내릴 예정이다.
이번 관세 부과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또다시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13일까지 EU산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 프랑스산 와인 등 관세 품목 공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프랑스산 와인, 이탈리아산 치즈, 스코틀랜드산 싱글몰트 위스키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이탈리아산 와인과 파스타, 올리브 오일은 관세 품목에서 제외됐다.
USTR이 공개한 수 백여 개의 유럽산 관세 품목에는 쿠키, 살라미, 버터, 요거트 등이 포함됐으며, 대부분은 독일 카메라 부품이나 영국산 담요 등 일부 유럽 국가 제품에 한정된 품목이다.
관세 품목 중에는 영국산 스웨터와 풀오버, 캐시미어 제품, 울 제품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올리브, EU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 소시지 및 기타 햄이 아닌 돼지고기 제품, 독일산 커피가 포함됐다.
특별 음식 품목 수입업계는 지난 8월 트럼프 행정부에 “해당 특별 음식 품목의 경우 유럽산 제품을 대체할 국내 제품이 거의 없다”면서 관세 부과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특선식품협회(Specialty Food Association)는 미국의 대유럽 관세 부과로 2만여 개가 넘는 식품 유통업체는 물론 1만4000개의 특선식품 유통업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