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문화재 피해 안전상황실 운영"
지난달 '타파' 피해 12건 '링링' 10건 발생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제18호 태풍 미탁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상하는 가운데 문화재 피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다. 지난달에만 ‘타파’와 ‘링링’까지 강력한 두 태풍이 불어닥친 탓에 ‘미탁’이 불러올 2차 피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료 = 기상청] |
18호 태풍 미탁은 2일 제주도 서귀포 서남서쪽 약 230km 해상에서 시속 30km로 북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밤 9시쯤 제주와 전남 지역을 관통해 3일 오전 경북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태풍 미탁으로 인한 비바람이 제17호 태풍 타파보다 강하고 영향권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24일 한반도를 덮친 태풍 ‘타파’로 입은 문화재 피해는 12건이었다. 당시 태풍의 진행속도는 시속 58km. 이로 인해 등록문화재 1건, 명승, 1건, 천연기념물 3건, 사적 6건 등이 피해를 입었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11건으로 가장 피해가 많았다.
태풍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 유형을 보면, 강풍으로 문화재 주변 나무가 꺾이거나 뽑히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부산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의 지붕 200여장이 탈락되거나 파손됐고, 경남 거창 수승대 소나무 두 그루가 전도됐다. 전남 광영읍수와 이팝나무의 왕버들 나무가 부러지기도 했다.
태풍 '링링'으로 전남 화순 야사리 은행나무가 꺾였다. [사진=문화재청] |
지난달 7일 한반도를 통과한 제13호 태풍 ‘링링’도 문화재 피해 10건을 남겼다. 천연기념물인 합천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가 넘어지고 주변 담장 일부가 파손됐으며 화순군 야사리 은행나무 가지가 부러지고 전주 경기전 내 어진박물관 정면 우측 내림기와가 탈락되는 등 긴급 복수가 진행됐다. 링링의 진행속도는 시속 35km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일 뉴스핌에 태풍 ‘미탁’을 대비해 안전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어제부터 문화재청 안정상황실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자체에도 관리 강화를 요청했다. 문화재 현장에 사전 위험 요소 제거와 점검 등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 안전점검도 중요하지만 인명사고와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도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풍 '타파'로 부산 임시수도 대통령관저(사적 546) 지붕이 훼손됐다. [사진=문화재청] |
‘미탁’이 빠른 속도로 한반도에 근접하면서 지난달 ‘타파’와 ‘링링’이 입힌 피해 복구작업이 현재진행형인 점도 우려된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긴급조치는 다 됐다. 다만 문화재 훼손 복구 및 수리는 시간이 걸린다. 고증 문제도 있기 때문에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긴급조치만 돼 있는 상황”이라며 “우장막 설치나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현장에서 이뤄지는 중”이라고 답했다.
올해 문화재청의 문화재 복구 예산은 41억원이다. 내년 예산안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 지난 5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문화재 피해가 166건인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진은 63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58건, 태풍과 강풍으로 인한 피해는 22건이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훼손과 관련한 복구 예산은 국고가 41억원이고, 지자체마다 긴급복구비도 마련됐다. 물론 문화재에 한해서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긴급 상황에서는 문화재 복구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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