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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투자’ 전기차배터리 3사, 주가 엇갈리는 이유

기사입력 : 2019년10월01일 11:42

최종수정 : 2019년10월01일 11:42

‘소송전’ LG화학·SK이노, 1년 넘게 부진 지속
삼성SDI는 본격적인 매출 증가로 투자심리 호조
향후 수익성 실현 시기가 주가 방향성 좌우할듯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간 경쟁도 한창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은 핵심 기술을 놓고 소송전까지 불사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다만 올 들어 미래가치를 평가하는 주가는 다소 엇갈리는 중이다. 업계 1위 LG화학과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이 주춤한 반면 삼성SDI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LG화학이 부침을 겪는 것은 매출 및 수익성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상반기까지 3년간 이어지던 석유화학 업종의 슈퍼사이클이 마무리된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자동차 전지 부문의 흑자전환 시기가 미뤄지면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화학은 전장 대비 2000원(0.66%) 내린 29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중 최저치는 물론 지난 2017년 7월12일 이후 2년 2개월여만에 30만원 밑으로 밀려났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2902억원에 그치며 시장 컨센서를 큰 폭으로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전지의 경우 폴란드 자동차 공장 수율문제가 지속되면서 하반기까지 매출 가이던스 하회, 수익성 부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작년 10월 22만7000원까지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SK이노베이션도 1년째 하방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초 반등에 성공해 20만원 복귀를 시도했으나, 4월 이후 재차 조정을 받으며 16만원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에 치우친 사업 구조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페루광구 매각을 통해 자동차 전지부문 재원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오는 2020년 헝가리 신규 전지공장 초기 가동 전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이 고민이다.

전지부문 투자자금 소요 추이 [자료=각사 공시, 나이스신용평가]

반면 삼성SDI는 작년 하반기 조정 이후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한 달 단위로 등락을 반복되고 있으나 추세선 상으로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는 등 앞선 2사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실적 감소에도 전지 부문에선 경쟁사 대비 성장세가 뚜렷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전체 중대형전지 부문에서 EV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4%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유럽 EV 신모델 출시와 전지 세대 업그레이드로 EV용 전지 매출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ESS 매출 증가 속에 이미 수주한 EV 물량의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고성장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쟁사 대비 대규모 설비투자를 지향함에도 수율 및 생산성 최적화로 수익성 개선이 빨라지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수반되는 재무부담 악화는 향후 주가 상승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기존 사업 재조정을 바탕으로 한 투자자금 확보 여부와 자금 소요에 따른 재무적 부담 관리가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 및 주가 반등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2실장은 “기존 주력사업의 사업환경 변화, 전기차 배터리의 수익 개선을 통한 자금창출력 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의 현금창출력 유지 및 개선 여부가 신용위험 변동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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