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앞서 예고했던 대로 10월 1일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0%로 올린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현지에선 가전제품, 귀금속, 주류 등에서 인상 전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소비세는 한국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간접세로, 소비자가 물건 등을 구입할 때 부담하는 세목이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한 슈퍼마켓에서 여성들이 야채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9일 도쿄 마쓰야 긴자(松屋銀座)에 위치한 귀금속 판매점은 9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배로 늘어났다. 이 매장을 찾은 한 부부는 "귀금속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세금이 인상되기 전에 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부부는 10만엔 가량의 진주 목걸이를 구입했다.
가전 양판점 빅카메라 신주쿠니시구치(新宿西口)점은 이날 본사에 고객 응대를 위한 증원요청을 했다. OLED 텔레비전의 이번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배 늘어났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2배로 늘어났다. 매장을 찾은 30대 여성은 "2%는 큰 차이"라며 "냉장고와 일용품을 사러 왔다"고 말했다.
자동차용품 기업인 '오토박스'는 개점과 동시에 겨울용 타이어를 찾는 손님들이 방문했다. 이 가게는 겨울 타이어의 9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이며, 여름용 타이어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타이어 가격은 지난 8월부터 올라가고 있지만 매장에선 10월 증세 전까지 상승을 억눌러왔다.
매장 점장은 "가격이 곧 올라간다는 걸 알고 미리 사러 온 사람도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인터넷 통신판매도 호조다. 라쿠텐(楽天)에 따르면 소비세 인상이 가까워진 이번달 하순부터 세제와 휴지 등 일용품, 콘택트렌즈, 화장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주류에서도 증세를 앞둔 사재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번 소비세 증세에서 식음료품은 경감세율이 적용되지만, 주류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내달 1일부터 10%의 적용을 받는다.
주류전문점 야마야의 미나미카시마(南柏)점은 맥주와 츄하이(소주에 탄산과 과즙을 넣은 음료) 상자를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특설 코너를 만들었다. 코너에선 방문객들이 연이어 상자째 주류를 사갔다. 한 손님은 24개들이 맥주상자 2개와 츄하이 5캔을 구입했다. 그는 "평소보다 많은 양을 구입했다"며 "다음주에 살거라면 오늘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야마야의 전국 331 매장의 9월 매상은 지난해 대비 20% 증가한 상태다. 야마야 담당자는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증세 후 소비 위축이 우려된다"며 "결제 서비스의 환원 캠페인 등으로 영향을 억누를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소비세는 지난 1989년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내각에서 처음 도입됐다. 당시 3%였던 소비세는 1997년 5%로 인상된 후, 2014년 다시 한 차례 8%로 올랐다. 오는 10월 인상될 경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집권 하에서만 두번 인상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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