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주요국 물가하락시기 분석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크게 낮아진 가운데 연말에는 반등할 것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30일 '주요국 물가하락기의 특징' 자료를 통해 주요국 물가 하락기를 분석했다. 모두 4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90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전체 분석대상 분기의 7.4%에서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이 발생했다. 1998년(외환위기) 이후부터는 9.8%, 2008년(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는 13.6%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물가하락 지속기간의 중간값은 2분기로, 하락 발생 뒤 대체로 빠른 시일 내 상승 전환했으며 하락폭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서울 중구 한국은행. 2019.03.29 alwaysame@newspim.com |
한국은행은 물가하락 사례를 모두 83개의 '물가하락기'로 분류하고, 시기별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전후 유가급락기로 구분했다. 자산가격 추이별로는 자산가격이 조정된 경우(34개)와 조정되지 않은 경우(37개)로 분류했다.
외환·금융위기에는 수요충격이, 유가급락기에는 공급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외환·금융위기의 물가 하락기에는 품목별 물가하락 확산 속도가 빠르고 성장률이 둔화된 반면, 유가급락기에는 물가하락 확산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성장률 변화에도 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격이 조정됐던 시기의 물가하락은 품목별 확산속도가 빠르고 성장률 둔화를 수반한 반면, 조정되지 않았던 시기에는 확산속도도 완만하고 성장률 변화도 큰 변화가 없었다.
한국은행은 "자산가격 조정을 동반한 물가하락이 외환·금융위기 시에 나타난 경우, 성장률 둔화다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
지난 27일 한국은행 기자단 워크숍에 참석한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최근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축수산물 가격의 일시적 기저효과 등으로 크게 낮아졌다"며 "하지만 연말께 이런 효과가 사라지면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조사국장은 물가가 하락했다고 반드시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디플레이션은 자산가격 조정과 함께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소비자물가 대상품목 중 가격하락 품목 비중은 30% 이하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우리나라는 분기기준으로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가 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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