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실용성에 대형 세단 장점 부각
국내 생산 조립품질 보다 ‘한수 위’
[양양=뉴스핌] 김기락 기자 = 한국지엠(GM) 쉐보레 트래버스는 대형 세단의 매력과 SUV의 실용성을 절묘하게 섞어놓은 차다. V6 3.6ℓ 가솔린 엔진 덕에 정숙하고, 1935년 세계 최초의 SUV를 만든 쉐보레답게 노련미가 곳곳에 베어있다.
지난 3일 서울 잠실에서 강원도 향하는 양양고속도로에서 타본 트래버스의 주행 성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큰 덩치를 잊게 할 만한 가속 성능과 함께 존재감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디젤 엔진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은 색다른 느낌을 줄 만하다. 정숙성 높은 3.6ℓ 가솔린 엔진은 트래버스의 격을 높인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지엠이 트래버스 시승 코스를 양양고속도로로 택한 것은 미국 도로 환경과 닮아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거의 직진에 가까운 양양고속도로에서 트래버스의 장점이 보다 부각됐다.
[사진 한국지엠] |
트래버스는 크고 넓다. 전장 5m가 넘는 대형 SUV이다. 2열 시트도 1열 시트처럼 독립식으로 배치됐다. 장거리 여행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기 좋은 구조다. 3열에는 3명까지 앉을 수 있다.
섬세한 엔진 덕에 발진감이 훌륭했다. 속도를 높여도 엔진 소음과 타이어 등 하체 소음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성이 매우 뛰어났다. 타이어는 255/55R20 콘티넨탈 제품이다.
성인 4명을 태운 트래버스는 거침없었다. 쭉 뻗은 도로는 물론, 언덕길을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흔들림 없는 주행성능을 과시했다. 20인치 타이어가 부드러운 승차감을 안정적으로 보완했다.
과거 스포츠카에나 탑재됐을 법한 최고출력 314마력/6800rpm, 최대토크 36.8kg·m/2800rpm의 고성능 엔진은 트래버스의 2090kg 공차중량도 무시하는 것 같았다. 고속일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한국지엠은 요트, 카라반 등 프리미엄 아웃도어를 즐기는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족 단위로 장거리 여행을 자주 가거나, 대형 세단을 타온 소비자라면 트래버스 시승부터 해볼 만하다.
트래버스는 조립 품질도 우수했다. 그동안 한국지엠 공장에서 생산된 쉐보레 보다 한수 위였다.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파업 중인 한국지엠 노동조합 근로자들은 트래버스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이 만든 것 보다 트래버스의 품질이 높아보여서다.
한국지엠 노조가 반드시 타봐야 할 차가 트래버스이다. 노조는 트래버스와 픽업인 콜로라도를 사측이 미국 GM으로부터 수입·판매한다는 이유로 불매운동을 추진해 자동차 시장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트래버스 판매 가격은 △LT 레더 4520만원 △LT 레더 프리미엄 4900만원 △RS 5098만원 △프리미어 5324만원 △레드라인 5522만원이다. 10월 중순 이후 소비자 인도가 본격화된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