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총선 GO! 보좌진] 익산갑 출마 고상진 "민심색 띤 젊은 머슴 되고 싶다"

기사입력 : 2019년09월21일 10:14

최종수정 : 2019년09월21일 11:04

대안정치연대 대변인·유성엽 대표실 보좌관
"유 대표 만나 제3 정치에 눈을 떴다"
"거대 양당 아닌 제3정당만 가능해"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전 국민이 이른바 '조국 사태'에 시달린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연쇄적으로 제기되면서 당시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한 때 반대 여론이 우세했다. 그래도 정부·여당은 빈틈없는 철벽방어 태세를 유지했다. 집권 여당은 줄기차게 후보자의 '완전무결'만 외쳤다. 

야당은 총력 투쟁에 들어갔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렸지만 여야 대립은 계속됐다. 정국은 올스톱됐다. 지리멸렬한 싸움 끝에 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국회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엔 제1야당이 국회를 박차고 떠나 삭발투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상식적이지 않다."

고상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대변인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무조건적 '찬성 혹은 반대'만 외치는 거대양당의 다툼에 염증을 느낄 정도였다. 그는 "상식적이고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아니다. 양쪽 모두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고 있다"며 "위임자의 뜻을 크게 거스른 것"이라고 탄식했다.

그가 내년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기로 결심한 이유도 같은 선상에 있다. 고 대변인은 내년 총선에서 전북 익산갑에 출사표를 던진다. '제3의 정당' 대안정치 소속으로 도전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고상진 보좌관(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9.17 kilroy023@newspim.com

◆ 평범한 공무원에서 정치인으로…"유성엽 대표 만나 인생 전환점 맞아"

누가 봐도 고난의 행군이다. 대안정치는 아직 정식 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민주평화당 탈당파 의원 10인이 구성한 결사체에 지나지 않는다. 대안정치 의원들은 사실상 무소속이다. 신당 창당에 서두르고 있긴 하나 그 시점이 언제가 될 지 기약이 없다.

내년 총선은 어느 덧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익산 갑에는 이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지낸 집권여당 중진이 버티고 있다. 젊은 패기를 앞세워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하나 고 대변인이라고 불안하지 않을 리 없다. 두렵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는 오히려 "운명 같다"며 웃었다.

첫 시작은 그저 우연이었다. 지인의 부탁으로 2007년 전북도지사 경선에 도전한 유성엽 현 대안정치 대표를 돕게 됐다. 당시 고 대변인은 공무원 생활 10년차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였다. 무기력했던 그에게 역동적인 선거캠프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직선적이고 호방한 성격의 유 대표와 호흡도 잘 맞았다. 경선에선 패했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됐다. 유 대표는 무소속으로 18대 의원에 당선됐고 고 대변인은 비서관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두 사람은 이후 8년의 세월을 동고동락했다.

"유 대표와 합이 잘 맞았다. 언론에 비춰진 그의 강성적인 모습은 왜곡된 이미지였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는 강한 사람들한테는 강하고, 약한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낮추는 사람이었다. 솔직담백하고 가식없는 진정성도 있다."

그러다 유 대표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문득 발견했다고 했다. "오랜 시간 같이 지내며 그 분의 장점을 따라가려는 습성이 생겼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그렇게 돼버렸다. 유 대표가 그렇듯 저 역시 가식과 거짓을 경멸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려 노력한다. 정치를 해보겠다고 하니 주변에선 '너 같이 순진한 놈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느냐'고 했다. 혹세무민하거나 감언이설하는 기교가 없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곧잘 듣는다."

유 대표의 곁에서 정무감각과 경험을 쌓은 고 대변인은 2016년 의원실을 나섰다. '안철수 바람'이 불 때다. 양당 독식체계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었던 그도 제3 지대를 여는 데 힘을 보탰다. 고 대변인은 국민의당의 창당실무준비단 기획분과 위원·중앙당 창당 발기인·전북도당 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창당의 '숨은 주역'이었던 그는 공천 기회를 기다렸다. 그러나 기회가 쉽게 잡히지는 않았다. 무명의 신인은 여론조사에서 밀렸고 공천장을 따내지 못했다. 

"국민의당 창당시절 내게도 기회가 온 듯 했다. 제가 부족한 탓에 결과적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20대 총선에서 제3 지대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분명 확인했다. 제 꿈도 한층 커졌다."

그는 후일을 기약하고 유 대표의 보좌관으로 다시 돌아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고상진 보좌관(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9.17 kilroy023@newspim.com

◆ "정치판 '답' 없을 때 기회 열려…제3지대 도전 두렵지 않다"

여의도 생활을 하며 기득권은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무소속 의원을 따라 국회에 들어온 뒤 국민의당을 지나고 민주평화당을 거쳐 이번엔 대안정치연대에 서 있다. 그 사이 12년이 흘렀다. 좌절하기도 했다. 그가 걷는 길은 온통 안갯 속이었다. 제3지대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제3지대를 향한 꿈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여태 제3의 정당이 외면받은 이유도 "우리 잘못"이라며 스스로에게 탓을 돌렸다. 

"20대 총선에서 호남은 그 어느 지역보다 제3지대를 밀어줬다. 그래서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줬다. 그런데 분열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른 것은 우리 자신 탓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쓴 소리도 자주 듣는다. 지난 추석 때 만난 주민들은 이렇게 꼬집었다. "신뢰를 저버린 데 사과했느냐, 기회를 줬는데 왜 살리지 못했느냐, 왜 그 때 살리지 못한 기회를 지금 다시 얘기하느냐.'

그는 "아주 진중한 성찰을 먼저 해야 한다. 반성하고 사과부터 해야 한다. 대안정치가 추구하는 제3세력이 성공하려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실패 원인을 찾고, 유권자들에게 진솔한 사과를 하면서 비전을 제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쉽지 않다."

20대 국회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터라 이번엔 차분히 전략을 가다듬었다. 무턱대고 지역 주민들에게 표심만 호소했던 때와 달리 지난 4년간 꾸준히 지역과 소통해왔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고 그는 자신했다.

고 대변인은 "2016년 선거 때는 1월에 창당 준비를 시작해 2월에 창당을 마치고 4월에 바로 선거를 치렀다"며 "선거를 제대로 준비할 겨를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준비가 턱없이 부족했다. 현수막만 걸고 예비후보로 유세활동한 지 한달 반 만에 여론조사를 했더니 제가 꼴등이었다. 그 때는 너무 준비가 부족했고 저 자신도 다듬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4년간 꾸준히 지역구와 호흡하고, 주민들과 소톡해왔다. 이 시간들이 축적돼 기본적인 준비는 됐다"고 자신했다. 

강점으론 젊음과 패기를 내세웠다. 그는 "전북에 젊은 유력후보가 없다. 저는 유력후보는 아니지만 의지를 가진 젊은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자칭타칭 '젊은 고수'다. 

고 대변인은 "내년엔 '젊은 머슴'으로 불리고 싶다. 나이가 40대 후반을 향해 간다. 이제 진짜 일할 나이가 됐다. 젊음은 확실한 강점이니 젊은 머슴으로 당차게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안정치의 위기는 오히려 반등의 모멘텀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당 분위기가 침체돼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침체돼있다는 것은 바닥을 찍었다는 방증이다. 수면 위로 뜨려면 바닥을 찍어야 차고 올라갈 수 있다. 대안정치는 이런 절박함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 상황이 혼미스러울 때 오히려 격변이 일어난다. 저와 같은 신인, 여성, 사회적 약자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지금이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이 공고해질수록 우리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더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판이 흔들리고 제3, 제4의 공간이 열릴수록 우리 같은 사람들이 참여할 공간도 더 열리지 않겠나. 그러다 보면 기존 정당들도 신인들을 더욱 경쟁적으로 영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여의도에 있었던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그러나 '항상 이럴 땐 무언가 나온다'는 것을 확실히 배웠다. 이럴 땐 꼭 길이 나온다. 우리는 어설프게 죽지 않고 반드시 살아남는다"고 확신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고상진 보좌관(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9.17 kilroy023@newspim.com

◆ "썩은 진보·보수 걷어낸 제3지대에서 민심色 대변하는 정치인 될 것"

"색깔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 누군가의 표를 받을 수 있을지 아닐지, 욕 먹을지 아닐지를 걱정하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이는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다. 국민들이 누군가를 뽑아주는데는 이유가 있다. 제가 듣고 파악한 민심을 그대로 대변하는 색깔을 보이고 싶다. 개인 고상진이 아닌 위임자인 국민과 시민들의 뜻을 받든 대리인 고상진의 색깔을 띤 정치인이 되고 싶다."

'정치인 고상진'의 꿈을 물은 데 대한 답이었다. 고 대변인은 정파색이 아닌 민심의 색을 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무소속으로 오래 일하니 균형 감각이 생겼다. 어떤 사안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균형 감각이다. 정파적 이해관계나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거대 양당은 뿌리가 모두 썩었다. 조국 사태만 봐도 그렇지 않나. 보수 진영에서 곪고 곪은 고름은 '최순실 사태'로 터져나왔다. 진보 진영에서도 순수성이 결여된 이들이 쌓이며 곪은 게 '조국 사태'를 거치며 곧 터질 것"이라며 "썩은 진보와 보수를 모두 걷어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제3의 정당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chojw@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IG넥스원, 루마니아 방공시스템 탈락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IG넥스원이 루마니아 정부의 단거리 방공 시스템 도입 입찰에서 서류상 오류로 탈락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16일 루마니아의 공공조달 관련 민원 행정기관인 CNCC에 입찰 탈락 관련 이의를 제기했다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전경 [사진 = LIG 넥스원] LIG넥스원은 이달 초 루마니아의 단거리 방공 및 초단거리 방공 시스템 2차 입찰에서 탈락한 바 있다. 입찰 참여 초기 단계에 필요한 보증금 영수증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서류상 실수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이견을 주장하고 있다. 입찰 회의 당시 공정하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이의제기 문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아직 탈락한 것은 아니고 서류제출 과정에서 상호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사업 주관 기관에서 정한 이의제기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찰 보증금 규모는 해당 입찰 진행 사업비의 1% 수준인 420만달러(61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aykim@newspim.com 2024-12-24 15:54
사진
[GAM] 비만약 '젭바운드가 오젬픽 눌러' 이 기사는 12월 20일 오후 3시1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비만약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LLY)의 젭바운드(Zepbound)가 매출 1위 상품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보다 강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030년 1000억달러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가 강한 입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확인된 데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포함한 그 밖에 신약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젭바운드와 노보 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약 위고비(Wegovy)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72주간의 실험에서 젭바운드가 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고, 위고비는 14%의 감량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오젬픽과 핵심 성분이 동일하다. 때문에 젭바운드의 비만 치료 효과가 오젬픽을 앞지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료계가 의미를 두는 이유는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현격하게 클 뿐 아니라 부작용이나 환자의 편의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해도 불면증이나 탈모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환자나 의료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힘들고, 매출 성장 역시 기대할 수 없다. 이번 실험 결과 젭바운드가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일라이 릴리의 매수 추천이 꼬리를 모는 모양새다. 젭바운드를 투여하는 비만 환자 [사진=블룸버그] 이번 결과에 월가가 조명을 집중하는 이유는 비만약 시장 규모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억달러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3년 시장 규모는 19억2000만달러로 파악됐다. 골드만 삭스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불과 7년 사이 비만약 매출액이 52배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젬픽 [사진=블룸버그] BMP 캐피탈 마켓은 이보다 강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3년 1500억달러에 이른다는 시나리오다. 각 업체가 제공한 데이터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까지 비만약 시장에서 1위 상품은 오젬픽이다. 2023년 132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 31억달러의 실적을 낸 위고비를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명실상부 1위를 차지했다. 젭바운드는 2023년 11월 본격 출시됐다. 판매를 개시한 뒤 첫 한 달 동안 약 15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24년 들어서도 오젬픽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약 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위고비가 25%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젭바운드는 여전히 출시 초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제한적인 상태다. 본래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고,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해당 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비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젭바운드와 위고비는 처음부터 비만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비만 치료제라고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약이 오젬픽이지만 젭바운드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젭바운드의 매출은 1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가 기대했던 16억9000만달러에 미달하는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매 재고 물량이 줄어든 데 따라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한다. 젭바운드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최근까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공급 부족 의약품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돼 있다. 이와 함께 일라이 릴리가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지 않은 점도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젭바운드의 판매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라이 릴리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기도 했다.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된 데다 일라이 릴리가 유통망을 크게 확대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젬픽과 젭바운드의 핵심 성분인 GLP-1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시장 영역이 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GLP-1이 체중 감량 뿐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과 관절염, 만성 신장 질환, 알츠하이머, 특정 형태의 중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심장 질환 리스크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가 GLP-1 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움직임도 잠재적인 적용 확대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업체는 넥서스 파커수티컬스의 신축 생산라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GLP-1 약품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했다. 이어 10월 업체는 45억달러를 투자해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Lilly Medicine Foundry)'라는 이름의 리서치 시설을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 설비에 이어 임상 실험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일라이 릴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포석을 두는 데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넥서스 파머수티컬스에게서 인수한 설비는 2025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하고,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 역시 2027년 개설할 예정이다. 당장 급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10년 앞을 내다보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shhwang@newspim.com 2024-12-23 14:36
안다쇼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