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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후임으로 ‘대화’ 강조하는 인물 올듯…비건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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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임명시 대북 실무협상 지연 우려
폭스뉴스 단골 출연 맥그리거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10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회의(NSC) 보좌관의 후임은 대북 강경파보다는 다소 유화적인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새로운 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이미 10명 이상의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대화보다는 군사적 해법을 중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 차례 이견을 드러냈다. 때문에 다음 보좌관은 외교적 대화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더욱 반영하는 인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폼페이오 "대외정책 변하지 않을 것" 발언에도 NSC 보좌관 교체는 변수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세계의 지도자들은, 누군가가 빠진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추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으나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인물의 변화는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볼턴은 그동안 대화보다는 대결을 통한 문제해결을 주장했다”며 “새로운 보좌관이 들어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향하는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모두 북한 비핵화 이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유지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이 당장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방식을 수용하거나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워싱턴 이그재미너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현지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더글러스 맥그리거 전 육군 대령,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특별대표 등이 새 NSC 보좌관을 차기 NSC 보좌관 유력 후보로 분류하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국가안보보좌관인 롭 블레어, 리처드 그리넬 독일주재 미국대사, 피터 훅스트라 네덜란드 주재 미국 대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인 키스 켈로그, 잰 킨 전 미 육군 참모차장 등의 이름도 거론된다.

이들 후보군 중 한국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사람은 당연 비건 대표다.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추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비건 대표는 최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 국무부 부장관 등 요직이 빌 때마다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8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면담하기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9.08.22 alwaysame@newspim.com

◆비건, 과거에도 NSC 보좌관으로 추천받아

외교가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최근 담화를 통해 밝힌 ‘9월 하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비건 대표가 NSC 보좌관으로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앞선다.

실제로 비건 대표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의 진전을 이루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측에서도 비건 대표의 협상 의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건 대표가 자리를 옮길 경우 그의 후임자를 찾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NSC 보좌관은 북한 문제는 물론 이란과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등 미국이 관여하는 전세계 안보현안을 챙겨야 하는 만큼 비건 대표가 굳이 이 직책을 맡을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비건 대표의 NSC 보좌관행이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며 “본인도 생각이 있었던 것 같고 트럼프 행정부 초기 때 비건 대표를 NSC 보좌관으로 추천했던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외교안보 문제를 우선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폼페이오 장관과 뜻을 큰 틀에서 함께 하고 있으며 ‘폼페이오 사단’으로 분류되는 만큼, 폼페이오 장관의 입지 강화를 위해서도 NSC 보좌관에 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상원의원 출마설이 돌고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자인 맥그리거는 최근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회동했다는 소식이 보도되며 더욱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WP는 볼턴 보좌관의 호전적인 접근에 비해 맥그리거는 절제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맥그리거는 1991년 1차 걸프전에 복무했으며, 중동 권위주의 국가와 좋은 관계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검토하다 “공격은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맥그리거의 의견을 듣고 취소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폭스뉴스 출연자들 줄줄이 트럼프 행정부 요직 입성

맥그리거가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뉴스채널인 폭스뉴스에 논평가로 자주 출연하고 있다는 점도 그의 NSC 보좌관 임명설에 힘을 싣는다.

볼턴 보좌관 역시 폭스뉴스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으며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헤더 나워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을 지냈다. 현 국무부 대변인 모건 오테이거스도 과거 폭스뉴스에서 미국의 외교안보 및 해외정책 분야 논평가로 활동한 바 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중동 문제가 갖는 비중을 감안하면 훅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도 NSC 보좌관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훅 대표는 렉스 틸러슨 전 장관 시절부터 국무부에서 일했으며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이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중동 순방을 다녀왔다. 백악관에서도 훅 대표에 대한 평판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NSC 보좌관을 지명할 다음 주까지는 찰스 쿠퍼먼 NSC 부보좌관 대행 체제가 작동한다.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감안하면 쿠퍼먼 부보좌관의 승진 혹은 ‘제3의 인물’ 깜짝 발탁도 배제할 수 없다. 

볼턴 보좌관의 후임은 2017년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네 번째로 임명되는 NSC 보좌관이 된다. 평균 근무 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는 셈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외교안보 요직의 잦은 교체로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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