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미중 패권전쟁과 대응전략 세미나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확대시 韓 성장률 하락"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국 통상 분쟁이 우리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보다 국내 기업의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이에 대한 관점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6월 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마주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미중 패권전쟁과 대응전략 세미나’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논의가 이뤄졌다.
서진교 KIEP 선임연구위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박태호 前 통상교섭본부장, 왕윤종 현대중국학회 회장,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소 상무를 비롯한 국내 미국, 중국, 국제통상 전문가가 참석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G2의 힘겨루기가 기술전쟁·환율전쟁으로 확산되며 WTO 세계교역전망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이고,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적인 수출 감소, 한일갈등 등에 따른 기업심리 악화(8월 기업경기실사지수, BSI)로 인해 우리 경제는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가혹하다”고 진단했다.
서진교 KIEP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무역협상 교착 원인과 향후 전망’ 발표를 통해 “미중 협상결렬의 기저에는 상호 신뢰·이해 부족 문제가 있고, 미국 입장에서는 협상결과 법제화 문제가, 중국 입장에서는 기부과된 보복관세의 일방철회 등 주권 침해로 볼 수 있는 문제가 주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트럼프 입장에서는 내년 재임을 위한 성과도출이, 시진핑 역시 중국 경제안정과 성장지속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 통상마찰의 조기봉합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전략상 협상을 2020년 미국 대선까지 끌고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면서 “특히, 미중 패권경쟁은 2020년 대선결과에 관계없이 그 이후까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장기관점에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패권전쟁의 한국경제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미·중 통상분쟁이 양국 문제로 국한되는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않지만, 중국이 환율이나 조세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우리 기업의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설비투자 조정으로 자본재 수출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주 실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세계 관세전쟁으로 확대돼 세계 평균관세율이 현재 약 5%에서 10%로 상승시, 한국 성장률은 0.6%p 감소하고 고용은 15만8000명 감소하고 중국 위기발생으로 중국 성장률이 1%p 하락하면 한국 성장률은 0.5%p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널 토론 진행을 맡은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장기화되는 미중 통상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수출시장, 수출품목, 해외 조립생산기지 등을 다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되도록 많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중 통상분쟁이 기술보호주의로 확산되고 있음에 대비해 우리 기업들은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외국 선진기업들과의 M&A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올해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휴전을 선언하면서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환율전쟁, 기술패권전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대외여건이 불확실한만큼 전경련은 B20·세계경제단체연합(GBC)·아시아경제단체연합(ABS) 등 글로벌 협력프레임과 미·일·중을 포함한 세계 32개국 협력플랫폼과 함께 글로벌 보호주의가 확산되지 않도록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