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4%…공급 측 요인 커
다만, 수요 측 물가 압력도 낮아진 상태…10월 금리 인하 자극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디플레이션이란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 걸쳐 물가 상승률이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0% 밑으로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의 저물가 국면은 주로 상품 가격 하락과 같은 공급 측 요인에 기인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는 공공서비스를 제외한 서비스 항목 물가는 여전히 상승 중이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동기 대비 0.8% 증가한 것을 볼 때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상당 부분 낮아진 상태라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올해 1~8월 전체 소비자물가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공급 측 요인과 정부 정책 영향으로 상품가격과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이 두드러진다"며 "정부 정책의 영향을 덜 받는 항목인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그 정도는 예년 대비 낮아졌다. 1~8월 누적 근원물가 상승률도 전년 대비 0.8%에 불과하며 이는 2018년 연간 1.2%에서 크게 둔화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현 국면을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는 없으나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상당 부분 낮아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낮아진 GDP갭률 만큼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낮아지는 과정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낮은 물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자극할 수 있는 재료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9월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 부담과 고교무상교육에 따른 교육비 하락 등으로 인해 8월보다 마이너스 폭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10월 금통위가 열리기 약 2주 전인 10월 초 9월 소비자물가를 확인한 뒤 시장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통계청은 전날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기 대비 0.0%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공식 발표치는 0.0%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 이상으로 확대하면 0.03815% 하락한 것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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