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 유가가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했을 거란 기대감으로 27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상승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29달러(2.4%) 오른 54.9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 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도 81센트(1.4%) 상승한 59.51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원유 재고 감소 기대감에 강세를 나타냈다. 앞서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200만배럴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장 마감후 미국석유협회(API)는 주간 원유 재고를 발표한다.
어게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에 "(미국 원유 감소)에 대한 소식이 나올 경우 유가를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유가는 뉴욕 증시가 금융주 하락으로 요동치자 변동성을 키웠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G2의 무역 장기전 해소에 대한 초기 낙관론이 무색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중국이 합의에 도달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무역 합의 기대를 높였다. 류 허 중국 부총리도 같은날 중국은 차분한 협의를 통해 미국과 무역 분쟁을 해소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전화통화에 대해 "들어본 바 없다"며 하루 만에 반박하면서 미중 무역 우려는 재점화됐다. 겅솽 대변인은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그만하길 바란다며 대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PVM오일의 타마스 바르가 브로커는 "상대적인 안정감은 회복됐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며 "어떤 낙관론도 양국 협상이 완전히 체결된 후에야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가 나빠지면서 원유 수요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 4월 형성된 연 고점에서 20% 가량 하락했다.
지난주 중국 상무부는 5078개의 미국산 수입품에 5% 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원유를 비롯한 농산물, 소형 항공기, 자동차 등이 포함된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 내 미국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에서 생산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으며,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물품에 대한 기존 관세를 오는 10월부터 25%에서 30%로 올리겠다고 응수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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