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미국이 오는 9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예고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이 원유를 포함한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하면서 유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18달러(2.1%) 내린 54.17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 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도 58센트(1%) 하락한 59.34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WTI는 1.3%, 브렌트유는 1.2% 각각 하락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추가 관세에 맞서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산품·원유·소형 항공기·자동차 등 총 5078개의 미국산 수입품목이 5% 또는 10%의 추가 관세 대상이 되며, 품목별로 9월 1일과 12월 15일에 나눠 부과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이 중국 생산 외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당장 철수하라는 트윗과 함께 펜타닐 운송 거부 등의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리터부시 앤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을 현재 진행중인 추가 원유 수요 감소 조정을 요구할 수 있는 주요 약세 변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우호적인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며 "현재 경제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금리 인하 향배에는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
한편 같은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준 정책자들이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제조업 경기는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를 강타했던 2009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으로 후퇴했다.
PVM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스테판 브렌녹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유가에 대한 불안감이 올 여름 잠잠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사실 불안감은 세계 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로부터 기인한다"고 전했다.
중동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위험도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이란 외무장관은 23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2015년 핵 협정과 관련해 진행한 정상회담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맞서 이란이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핵 합의 이행을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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