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지난달 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제재 위반을 이유로 억류했던 이란 유조선이 풀려나 지중해를 거쳐 그리스로 향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유조선은 선명을 ‘그레이스-1’호에서 ‘아드리안 다르야-1’호로 바꾸고 18일 오후 11시경 지브롤터를 떠났다. 레피니티브 선박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아드리안 다르야-1호는 그리스 칼라마타로 향하고 있으며 이번 주 일요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영국령 지브롤터에 억류됐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가 선명을 ‘아드리안 다르야-1’호로 바꿨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 15일 선박 억류 명령을 철회했으나 다음날 워싱턴 연방법원이 유조선에 실린 원유에 대해 압수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지브롤터 당국은 18일 지브롤터는 EU 제재를 따르기 때문에 미국 법원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며 방면 결정을 내렸다.
미국 법원은 외국 테러조직(FTP)으로 정한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시리아로 이란산 원유를 불법 반출하는데 해당 유조선을 동원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압수영장을 발부했다.
선박이 지브롤터를 떠난 후 이란은 19일 미국이 또 다시 선박을 억류하려 한다면 ‘엄중한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그리스로 향하는 아드리안 다르야-1호를 다시 억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그러한 행동이나 그렇게 하겠다는 위협만으로도 미국은 해상에서의 선박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당초부터 지브롤터 당국이 미국의 사주를 받아 선박을 억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편 이란이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 해양 규정 위반으로 나포한 영국 국적의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의 석방과 관련해, 이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드리안 다르야-1호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는 석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의회의 국가안보 및 외교 위원회 소속 헤쉬마톨라 팔라하트피셰는 “이란 유조선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영국 측이 위기를 끝내기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영국과의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유조선 억류에 따른 위기를 끝낼 책임은 영국에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이후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드리안 다르야-1호와 스테나 임페로호는 양국 간 적대 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처럼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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