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결혼식장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63명, 182명이라고 아프간 내무부가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8일 아프간 내무부는 이같이 밝히고 여성과 아이들이 사상자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전날 밤 카불 서부 '두바이 시티' 웨딩홀에서 오후 10시40분경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이 일어난 아프가니스탄 카불 웨딩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이같은 참극이 벌어졌다며 당시 현장은 사람들로 꽉차 있었다고 했다.
사건 직후 구체적인 폭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가 이후 현지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자폭 테러라고 했다.
테러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등장하지 않았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은 테러리스트들에게 발판을 마련해준 만큼 (이번 사건에서) 비난을 면할 수 없다"고 말면서도 탈레반과 직접 연관은 짓지는 않았다.
카불 서쪽에 위치한 두바이시티 웨딩홀은 주로 이슬람 시아파인 하자라족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해당 지역은 지난 수 년간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반복된 곳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작년 11월 카불의 결혼식장에서도 폭발이 일어나 최소 4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아프간에서 활동하며 시아파 소수민족을 겨냥한 테러를 감행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처참히 부서진 결혼식장 내부와 희생자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게재됐다.
현지 주민인 모하마드 하산은 "폭발로 흔들림을 느껴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많은 여성과 아이가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번 폭발은 미국과 탈레반이 18년간 이어온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일어난 것이다.
지난해 후반부터 미국과 탈레반은 협상을 벌였지만, 최근 수 개월간 아프간에서는 전투와 폭탄 공격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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