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미국의 정상급 화랑인 페이스갤러리(Pace Gallery)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 새로운 자회사를 만들었다. 회사명은 ‘PaceX’로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첨단 아트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해당 분야 작가들을 관리하며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게 된다.
세계 굴지의 메가갤러리가 이 같은 미래 예술분야를 전담할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페이스가 처음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가도 변하고, 작업도 변하고, 화랑 패러다임도 크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그림과 조각을 팔던 기존의 전통적인 화랑시스템으론 아트마켓을 리드할 수 없다고 판단한 끝에 혁신적인 전담팀을 만든 것이다.
페이스 소속작가 레오 빌라리얼이 런던 템즈강의 사우스웍 다리에서 LED조명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결합한 디스플레이예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Illuminated-River 재단] |
미국 뉴욕(3곳)및 팔로알토, 영국 런던, 스위스 제네바, 홍콩, 서울 등에 지점을 두고 있는 다국적 화랑인 페이스는 일찍부터 예술과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프로젝트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80여명의 전속작가 중 그 같은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에 앞으로 이를 더욱 촉진시키고, 보다 강력한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인 PaceX를 설립했다. PaceX의 사장은 작년말까지 소더비경매에서 예술가재단 및 유산관리 업무 등을 총괄해온 크리스티 맥리어(Christy MacLear)가 맡았다.
올해로 창립 59주년을 맞는 페이스갤러리는 오는 9월 뉴욕 웨스트25번가에 1억달러에 달하는 뉴욕 화랑의 개관한다. 화랑들이 밀집해 있는 맨하탄 첼시지역에서도 페이스의 8층 규모 화랑은 단일 갤러리로는 가장 큰 규모여서 벌써부터 화제다. 여기에 페이스는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프로젝트를 전담할 PaceX를 출범시킴으로써 최첨단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개척할 뜻을 밝혔다.
소더비경매 출신으로 페이스갤러리의 자회사 PaceX의 대표가 된 크리스티 맥리어 [사진=소더비] |
화랑은 아트 벤처사업을 이끌 올스타팀의 진용도 짰다. 소더비아트에이전시(Sotherby's Art Agency)에서 예술가재산및 재단 자문서비스를 이끌던 크리스티 맥리어 대표를 필두로, 페이스 런던 대표를 역임했던 몰리 덴트-브로클허스트, 테크놀로지 아트 부문의 전문 큐레이터인 캐틀린 포드 등이 호흡을 맞추게 된다.
1960년 페이스갤러리를 창업한 부친의 뒤를 이어 페이스를 메가갤러리로 키운 아들인 마크 글림처 사장은 “날로 기술지향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갤러리의 인프라는 매우 미흡했던 상황”이라며 “새로운 갤러리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고 밝혔다. 그간 페이스는 다른 메이저 화랑에 비해 훨씬 적극적으로 첨단예술 분야를 노크해왔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사 인근의 멘로파크에서 팝업 전시장을 2년간 운영했는가 하면, 2016년에는 실리콘밸리의 심장인 팔로알토에 갤러리 공간을 열었다. 또 학제간 예술그룹, 컬렉티브 아트, 테크놀로지아트 스튜디오와의 협업 등을 전담하는 조직인 ‘페이스 아트+테크놀로지’를 2016년부터 운영해왔다.
PaceX의 신임 사장인 맥리어 대표는 "앞으로 PaceX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궁금해 하는데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할 것이다. 이를테면 기후변화나 사회정의같은 이슈를 다룬 스케일 큰 첨단작업이라든가 세계 각국의 도시 또는 몰입할 수 있는 대형공간에서 열리는 새로운 이벤트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다 많은 대중을 겨냥한 새 패러다임의 블록버스터 전시, 쌍방향 예술프로젝트, 첨단 테크놀로지 아트, 거대한 스케일의 조명및 설치 프로젝트, 환경 프로젝트 등 개척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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