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브라이슨 디섐보가 늦장플레이를 사과했다.
브라이슨 디섐보(25·미국)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동반라운드 한) 저스틴 토마스와 토미 플리트우드의 플레이를 존중한다. 늦장 플레이는 게임의 퀄리티를 낮추는 것을 인정한다"고 올렸다.
이어 "골프는 내 열정이고 삶이다. 나는 항상 발전하고 싶고 (늦장 플레이를)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게임을 더 발전시키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은 내 책임이다. 문제보다는 해결책이 되고 싶다. 투어와 함께 늦장플레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올렸다.
브라이슨 디섐보가 늦장플레이를 사과했다. [사진=골프위크] |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 등 외신은 이날 디섐보가 설전을 벌였던 켑카와 만나 원만하게 문제를 풀었다고 밝혔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늦장 플레이'로 논란에 휩싸인 디섐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 트러스트 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켑카와 만났다. 그는 켑카의 캐디인 리키 엘리엇에게 다가가 켑카와 직접 대화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엘리엇이 이 메시지를 켑카에게 전달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디섐보와 켑카는 각자 입장을 밝히고 서로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디섐보는 앞서 이 대회 2라운드 8번홀(파5)서 라이를 2분넘게 살핀 후 퍼팅을 했다. 당시 그는 버디를 시도했지만 볼이 핀을 빗겨가며 파로 그쳤다.
하지만 이 영상이 소셜 미디어(SNS)에서 확산되며 디섐보는 늦장플레이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브룩스 켑카, 로리 매킬로이(30·잉글랜드), 에디 페퍼럴(28·잉글랜드) 등 동료 선수도 늦장 플레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페퍼럴은 "토미 플리트우드와 저스틴 토머스을 보라. 완전히 지루해 보이는 모습이다. 늑장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은 함께 경기하는 선수들이 경기를 즐길 수 없도록 만든다"고 저격했다.
켑카는 "40초 이내에 샷을 마치도록 하는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고, 매킬로이는 "늦장을 부리는 선수들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디섐보는 3라운드 후 기자회견서 "나는 가끔 샷을 하는 데 40초 이상 걸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나는 불만 있는 선수들을 직접 대면해 이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경기를 빨리 진행하고자 샷과 샷 사이에서 뛰어다닌다. 퍼팅하는데만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지, 어떤 선수와 캐디는 걸음이 느리다. 왜 그것은 지적하지 않는가. 내게만 늦장 플레이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모든 아이언의 샤프트 길이를 똑같이 만들어 사용하는 독특한 행보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PGA투어 역시 늦장플레이 방지 대책에 나섰다. PGA 투어 사무국은 "최근 불거진 사건을 계기로 늦장 플레이 정책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PGA투어 경기 운영 책임자 타일러 데니스는 "경기 진행 속도에 대한 모든 측면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는 중이다. 샷링크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샷링크는 경기 때 선수들이 친 볼의 비거리를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코스에서 선수의 위치도 파악할 수 있어 선수의 경기 진행 속도도 객관적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응책 마련은 쉽지 않다. 선수의 플레이 속도는 전체 출전 선수 숫자와 티타임 간격, 일조시간, 코스 세팅, 날씨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특정 선수에 얼마나 많은 미디어와 팬이 따라붙느냐도 플레이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디섐보는 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서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24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노던 트러스트 우승자인 디섐보는 PGA 투어 통산 5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노던 트러스트 우승자인 디섐보는 PGA 투어 통산 5승을 기록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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