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호르무즈 해협 거리상 가까워
무기체계 보강설(說)도 나돌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DDH-Ⅱ, 4400톤급)이 13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으로 출항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주목된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작전기지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청해부대 30진 파병 환송 행사를 가진 뒤 오후 강감찬함이 출항한다. 청해부대 창설·파병 10년 만에 30진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청해부대 30진은 강감찬함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해군특수전전단(UDT)요원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등 3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아덴만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청해부대 29진 '대조영함'(DDH-Ⅱ, 4400톤급)과 9월 초께 임무를 교대한다. 청해부대 30진은 내년 2월 말까지 해적으로부터 우리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청해부대 30진 해적대응훈련.[사진=해군] |
해군 관계자는 "청해부대 30진은 파병을 앞두고 해적 대응과 더불어 다양한 해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각종 훈련에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청해부대 30진의 파병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아 반도 동쪽인 호르무즈 해협은 아라비아 반도 남쪽인 아덴만과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다.
국방부 안팎에서는 청해부대 30진의 병력 구성은 전과 같지만 함정에 탑재되는 대잠 무기체계 등이 보강됐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한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9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만나 중동지역 중요성 등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정 장관은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애스퍼 장관이 직접적으로 파병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요청한 거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다만 군 당국은 호르무즈 파병 가능성에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한 군 소식통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만 말했다.
한편 청해부대는 지난 2009년 3월 3일 아덴만 해역에서 우리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창설됐다. 이후부터 해외에서 해적퇴치·선박호송·안전항해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청해부대가 호송·안전항해를 지원한 선박은 2만2400여척, 해적퇴치는 21회, 항해거리는 127만3000여해리(NM)에 이른다. 청해부대 30진까지 파병에 참가한 인원은 9000여명이다.
강감찬함은 4진(2010년)과 11진(2012년), 15진(2014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파병이다. 11진 때는 '제미니호 피랍선원 구출·호송작전'을 완수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