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 서예, 한글제문 등 희소성 커 주목
70년대 학교모습 담은 엽서사진집 등도
[광주=뉴스핌] 박재범 기자 = 전남대학교는 최근 병풍이나, 그림, 서예 등 다양한 근현대 미술품들과 학교 역사자료 등이 잇따라 기증되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김재전 명예교수(경영대)는 최근 병풍, 매작도, 서예 등 모두 6점을 전남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가운데 19세기 말 소방 김홍주(小舫 金洪柱)의 ‘십군자10폭 병풍’을 비롯해, 연진회 초창기 회원이면서도 월북작가란 이유로 작품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서운 임신(栖雲 林愼)의 ‘산수화 10폭 병풍’과 만운 오의균(晩雲 吳毅均)의 ‘서예 8폭 병풍’을 묶은 양면병풍이 주목받고 있다.
각종 학교역사유물 모습 [사진=전남대학교] |
또 동강 정운면의 ‘매작도’와 고당 김규태(顧堂 金奎泰)의 서예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 유물들은 김 교수의 할아버지인 김하국씨가 생전에 지역 문객들과 교류하며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병철 교수(기계공학부)는 한학자 이원우 씨가 1953년 경주 방어리에서 작성한 원제문을 최 교수의 모친인 이상분씨가 필사한 한글제문을 기증했다.
사리 최실(사리마을 최씨가문으로 시집간 딸을 이르는 말)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표현한 이 제문은 원문의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필사본이지만 사료적 가치가 높고 가사체 형식으로 문학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기증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민 최영자씨는 의재 허백련(毅齋 許百鍊)의 서예 1점을 기증했다. 이 글씨는 허백련 화백이 4서 3경 등에 나오는 좋은 경구들을 골라 모아 완벽당 화랑의 운영자 최원택씨에게 써준 것으로 전해졌다.
기증자 최씨는 전남대학교박물관 문화강좌 수강생으로, 훌륭한 강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들 유물 대부분이 희소성이 커서 지역 문화예술사의 공백을 채우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교 67주년이자, 농업학교로부터는 110년의 역사를 가진 전남대학교에 관한 역사유물도 기증이 계속되고 있다.
김미령 전남대 인권센터 팀장은 1970년대 후반의 대학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 엽서집을, 전남대를 퇴직한 노종채씨는 명장·교직원수첩·졸업앨범에 각종 교내 소식지 등을 모아 각각 기증했다. 대학본부 총무과(과장 최광수)도 그동안 보관해 온 한걸음봉사회 감사패 등 각종 표창장과 상패 등을 기증했다.
조진선 전남대 박물관장은 “지금 돌아보지 않으면 자칫 사라질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와 역사자료들이 후세에 전해질 수 있게 해 준 기증자들에게 감사한다”며 “기증품들은 박물관 및 대학역사관 유물로 등록하고, 추후에 전시기회도 갖겠다”고 말했다.
jb545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