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성장전망 낮춘 한국은행 7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
일본 수출규제 장기화 등 우려
"유동성 과잉공급은 오히려 성장 하방압력으로 작용" 소수의견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6일 한국은행은 '2019년도 제13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7월18일 개최)'을 공개했다. 당시 금통위원들은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으며, 소득이 저하되고 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지난 7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고, 나머지 6명의 금통위원은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기존 2.5%에서 2.2%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1%에서 0.7%로 낮췄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7.18 pangbin@newspim.com |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인하 의견을 낸 A금통위원은 "반도체경기 조정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수출 감소세가 여타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은 조사국이 올해 성장률을 2.2%로 하향 조정했으나, 여전히 하방 위험이 잔존한다"고 지적했다.
B위원은 "수출, 설비투자 부진이 확대되면서 잠재성장률을 상당폭 하회하는 경기부진이 확연하다”며 유로, 중국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계부채 증가세는 전년대비 5% 내외로 둔화한 수준이며, 완만하게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앞으로 목표치인 2%에서 이탈하는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D위원 역시 "성장과 물가상황에 좀 더 무게를 둬야 한다"며 "금융시장에서도 장기시장금리가 상당폭 하락했고, 금융불균형 측면에서도 경계감을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일형 위원은 금리를 1.75%로 동결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그는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환경 변화, 성장 둔화, 물가 하락 등을 언급한 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확장적 거시경제정책과 현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확대될 경우, 유동성이 과잉공급 돼 정책효과가 자산가치 상승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다"며 "중소기업 금융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 중기적인 성장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금통위원들은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성장잠재력 둔화가 지속된다고 우려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법인의 총처분가능소득이 5.3% 감소했으며, 올해엔 법인소득이 두 자리수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올해 성장률 둔화를 우려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저출산고령화, 신성장동력 미흡, 생산성 증가세 둔화 등 구조적 변화로 인해 성장잠재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통위원은 "향후 성장경로 불확실성에서 상방 리스크의 실현 가능성은 줄어드는 반면, 하방 리스크로 제시한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일본 수출규제 장기화 등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련 부서에서는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영향은 현 상황(7월 18일)에서 계량화하기 어려워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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