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기준 신용잔고 9조2886억...7개월만에 다시 9조원대로
주식거래대금도 5월 대비 2조5000억원 ↓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신용으로 빌린 자금을 뜻하는 신용공여 잔고가 한 달새 1조원 넘게 줄었다.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급락세를 보이는 증시 상황과 맞물려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들이 일시적으로 시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7개월 만에 2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간 2일 오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핌=정일구 기자] |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융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일 기준 9조 2886억원이다. 9조 267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11월초 이후 9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치이며, 10조 3632억원 수준을 나타내던 한달 전과 비교하더라도 1조원 이상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증시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면 빚을 내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신용잔고가 늘어나고, 반대로 침체기엔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이 잔고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2월 이후 줄곧 10조원대를 유지해 온 신용잔고는 7월 들어 처음 9조원대로 내려왔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한·일 분쟁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일제히 연중 최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신용잔고 감소는 이같은 증시 상황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이다. 지수 폭락에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반대매매가 늘어난 것도 신용잔고 감소의 원인이다. 돈을 빌려주는 증권사들은 이에 대한 담보로 140% 수준의 증거금을 요구한다. 돈을 빌린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140%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을 강제 매도(반대매매)해 원금 손실없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최근 증시가 부진하면서 이 반대매매가 늘어났고, 신용잔고 수치도 같이 감소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미수거래 계좌의 반대매매 규모는 114억원이다. 올해 들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8.9%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증시 거래대금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12조 4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대비 약 2조5000억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신용잔고 추이 [자료=금투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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