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청와대·감사원

속보

더보기

[전문] 김현종 靑 국가안보 2차장 기자회견 모두발언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일 청와대서 日 화이트리스트 韓 제외 관련 브리핑
"日과 군사정보 공유 맞는지 검토"...사실상 파기 시사
"싸우지 않고 항복한 나라는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 한일군사정보보협정(GSOMIA. 지소미아)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놔 주목된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 한일군사정보보협정(GSOMIA. 지소미아)의 파기 가능성을 가늠하게 하는 발언을 내놨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관련 브리핑에서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앞으로 종합적인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그러면서 '싸워본 나라는 다시 일어나도, 싸우지도 않고 항복한 나라는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이 생전에 한 말을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다음은 김현종 2차장의 이날 모두발언 전문이다.

우리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오늘 각의결정을 통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키로 결정하였습니다.
 
일본의 오늘 결정은 G20 오사카 정상회의 시 일본이 스스로 언급한 자유무역주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또한, 일본의 오늘 조치는 1,194개에 달하는 핵심 소재 및 부품에 대한 사실상의 수출규제를 우리에게 가함으로써 한국의 미래 성장을 저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러우며, 양국의 미래 관계를 생각했을 때 진심으로 안타깝고 우려가 됩니다.
 
기술과 기업이 국가발전의 기본원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수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일본으로부터 핵심 소재와 부품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는 가마우지 경제체제로부터 이제는 탈피해야 합니다. 만약 20년 전에 일본이 오늘의 조치를 우리에게 취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국내 산업적 측면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핵심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환경 규제와 노동 규제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R&D 투자도 대폭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정책에 관여하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정책감사도 면제해야 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술기업에 대한 M&A(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의 우수한 해외 기술인력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가 장려책을 시행하는 데도 적극 나설 것입니다.
 
또한, 대기업은 상생 차원에서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을 더 많이 구매해주고, 역량을 갖춘 부품·소재 중소기업들이 성장하여 기술 독립을 이룰 수 있도록 상생의 환경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국내 기업들로 하여금 핵심 소재 및 부품 분야에 대한 신규투자에 있어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라는 확신을 주게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영향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국민들과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일본에 대한 가마우지 경제체제의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 공업화 정책선언’으로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의 ‘소재 부품산업 육성 전략’으로 부품산업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직면한 어려움을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발돋움 하는 기회기 되도록 적극 활용해 나갈 것입니다.
 
동북아 지역은 역사적으로 항상 소용돌이 속에 있어 왔습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주변 열강의 자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에 따라 우리 외교는 많은 도전에 직면에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 우리의 근현대사를 돌이켜 보면 하루라도 편안한 날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임오군란, 갑신정변, 청일전쟁, 아관파천, 카쓰라-태프트 밀약, 을사늑약, 한일강제병합 등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한 국가로서 이제 우리는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과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동시에 실현한 세계 최초의 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위기도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룬 성취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간 상생 생태계 구축을 통한 기술 발전을 이루어 내겠습니다.
 
지금의 세계는 다자 차원의 국제분업 체계로부터 자국 중심주의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우리도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경제안보 역량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일본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있어 주요 구성원으로 보고 남북 정상회담 등 계기에 납북 일본인 문제는 물론 북일 수교와 관련한 일측 입장을 북측에 전달하는 등 일본을 적극 성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의 평화프로세스 구축 과정에서 도움보다는 장애를 조성하였습니다. 일본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반대했으며,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이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제재·압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 국민의 전시대피 연습을 주장하는 등 긴장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초계기 사건에서 보듯이 일본은 한일간 협력을 저해하는 환경을 조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본이 지향하는 평화와 번영의 보통국가의 모습이 무엇인지 우리는 한번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강제징용 문제 등 일본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일본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제의했으나, 일본은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번번이 사실 왜곡과 거부로 일관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근거조차 모호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 협의해 보려는 우리의 노력은 지난 달 일본에서 한미일 고위급협의를 갖자는 미측 제의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에 동의했으나 일측이 거절하면서 무산되었습니다.
 
일측이 문제 삼은 한일 양국의 수출통제 제도의 국제기구 검증 제안(7.12)에 대해서도 일측은 거부하였습니다. 산자부-경산성 담당 국장간 협의 요청(7.16)도, 그리고 WTO 일반이사회에서의 수석대표간 1:1 대화 제안(7.24)에 이어 RCEP 장관회담 제안(7.27) 등 수출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 제의에도 일본은 일절 응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방콕에서 어렵게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었습니다만, 일본이 기존 입장을 반복함에 따라 별 성과없이 종료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왜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특사 파견을 하지 않느냐고 비판 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우리 정부 고위 인사의 파견은 7월 중 두 차례 있었습니다. 우리측 요청에 따라 고위 인사가 일본을 방문하여 일측 고위인사를 만났습니다.
 
당시 우리측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제안하는 데 왜 8개월이나 걸려야 했는지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일측이 요구하는 제안을 포함하여 모든 사안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도 전달하였습니다.
 
한일 갈등을 해결코자 하는 노력에 최근 미국도 동참하였습니다. 일시적으로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동결하고 일정기간 한일 양측이 외교적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하는 소위 현상동결합의(standstill agreement) 방안이 제시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측은 이러한 방안에 대하여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일본과의 협의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양국간 수출통제 제도에 대한 설명과 정보 공유를 위해 양국간 협의를 조기에 개최할 것을 재차 제안했고 또한 그간 일본 정부가 지난 3년간 양국간 수출통제협의회가 개최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제시한 데 대해 그것이 우리측의 고의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설명하였으나, 유감스럽게도 일측은 우리측 제안을 즉각적으로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일측은 현상동결합의 방안에 관해서도 즉각적인 거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지속적인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양국간 신뢰 관계 손상, 전략물자 밀반출, 수출규제 관리 등 이유를 계속 바꾸어 가며, 결국 오늘 백색국가에서 우리를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했던 우리를 안보상의 이유를 핑계로 동 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우리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생전에 “싸워본 나라는 다시 일어나도, 싸우지도 않고 항복한 나라는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하여 앞으로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역사는 우리가 위기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간 저력을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저력은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결집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이나 분명히 우리는 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낼 것입니다.

 

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