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길 걷다가 목숨 잃는 세상 사라져야"
"지방자치단체가 시민 안전 책임 져야"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서초구청장이 수사 선상에 오름에 따라 현재 서초구청 공무원들의 책임을 따지고 있는 경찰 수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시민단체 안전사회시민연대는 2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직무유기 혐의로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고발했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사람이 길을 걷다가 목숨을 잃는 세상이 어디에 있느냐"며 "서초구청장은 주무관청 책임자로서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안전을 뒷전에 둔 탓에 참사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검찰과 경찰은 사고가 나면 대부분의 경우에 하청업체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묻고 끝내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초구청장이 스스로 법원에 가서 죄를 청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진 않을 것 같으니 검찰과 경찰이 제대로 수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려 차량 4대가 파손되고 2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9.07.04 alwaysame@newspim.com |
앞서 지난달 4일 서초구 잠원동에서는 철거 공사 중인 건물이 붕괴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철거업체가 당초 서초구청에 제출한 철거공사계획서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공사 인부들은 경찰에서 "공사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감리인이 현장에 나온 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서초구청은 붕괴된 건물의 철거를 승인한 이후 한번도 현장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서울시로부터 관할 내 공사장에 대한 점검에 나설 것을 권고받았음에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시는 자치구청이 관할 내 철거 공사장을 위험 정도에 따라 상·중·하로 구분한 뒤, 상·중에 해당하는 곳은 건축 분야 전문가와 함께 2인1조로 세 차례 공사 현장을 점검하도록 했다. 또 감리의 현장 상주 여부, 해체공사계획서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그러나 서초구청은 관할 내 공사장의 위험성을 상·중·하로 평가하지 않고, 기존의 승인·반려 절차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했다. 승인 이후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는 구청에서 따로 현장점검을 진행하지도 않았고, 그저 감리가 현장을 점검하게끔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서초구청의 관리·감독 과실 책임이 있는지, 부실한 관리·감독과 건물 붕괴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잠원동 사고와 관련해 서초구청 공무원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치상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황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서초구청 건축과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고의적으로 위험을 외면했다는 명백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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