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애플의 실적이 4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지만 같은 기간 주가가 두 배 가까이 급등,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기업의 수익성과 주가가 엇박자를 낸 것. 이와 관련,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둔화하기 시작한 2015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주가 상승이 수익성이 아닌 애플의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의 결과라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31일(현지시간) 미 CNBC는 최근 몇 년간 적정한 주가 수준에서 공격적으로 진행한 애플의 자사주 매입이 아이폰 판매 둔화로 성장세가 주춤한 애플의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 이면에 공룡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애플을 통해 확인된 셈이라는 얘기다.
애플은 회계연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230억달러(약 264조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또 지난 5월 7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추가매입을 승인했으며 분기 배당도 5% 늘리겠다고 밝혔다.
애플의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 전략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정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때 다른 변수가 없을 경우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고, 이 때문에 주당순이익(EPS)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이폰 판매 부진에도 애플의 주당 순이익이 2015 회계연도 9.22달러에서 올 회계연도 11.51달러로 오른 것도 이 같은 논리라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2015년부터 애플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현재 25% 높은 지분 가치를 확보하게 됐다는 의미다.
애플 주가는 2015 회계연도 말 이후 두 배 가까이 올랐고,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률(PER) 역시 절대적인 수치뿐 아니라 뉴욕증시 전반에 대한 상대적인 측면에서도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들 사이에 자사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인기 수단이다. 일단 주식 유통 물량을 줄여주기 때문에 주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자사주 매입 후 해당 물량을 소각하면 배당처럼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주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이 투자활동으로 성장해야 하는 기업이 자기 주식을 사는데 자금을 소진, 미래 성장을 저해하는 비생산적인 금융 공학 기법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과거 수년간 아이폰 판매 둔화는 2015년 9월 30일 회계연도가 끝난 후 애플의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 올해 회계연도 3분기(4~6월) 아이폰 매출은 약 260억달러로 전년도보다 12% 감소하며 3분기 연속 감소했다.
CNBC는 애플의 올해 회계연도 4분기(7~9월) 순이익이 애플이 4년 전에 예약한 것과 거의 정확히 일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베이징 애플 스토어 외관 풍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