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전기차 시대의 개막에 대한 기대로 지난 4년 사이 3배 치솟은 리튬이 날개 꺾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광산 업계가 리튬 생산을 대폭 확대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만큼 전기차 시장이 외형 확대를 이루지 못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
테슬라 배터리 충전 시설 [사진=블룸버그] |
특히 중국의 수요 부진 속에 공급 과잉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면서 리튬 가격과 관련 광산주가 가파른 하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고점 대비 30% 폭락했고, 투자자들은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지난2015년 초 톤 당 5000 달러 내외에서 거래됐던 남미 지역 리튬은 2017년 톤 당 2만달러 선을 훌쩍 넘었지만 최근 1만2000달러 아래로 후퇴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수급이다. 지난 2017년 이후 호주에서만 6곳에 달하는 리튬 광산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한 성장 질주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관련 업체들이 충전용 배터리 생산의 필수 소재인 리튬 생산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것.
하지만 불과 수 년 사이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약 20년래 처음으로 감소를 나타냈고, 전기차 생산과 판매 역시 예상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판매 실적이 90% 급상승했지만 이는 2017~2018년 수치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난 2015년 중반부터 지난해까지 3배 폭등했던 리튬 가격은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하고 있다.
관련 종목도 동반 약세다. 필라델피아 소재 리벤트와 산디에이고의 퀴미카 미네라 데 칠레, 호주의 필바라 미네랄스, 갤럭시 리소시스 등이 이날 장중에만 각각 1~2% 선에서 하락했다.
미네랄 리소시스가 마리온 광산에서 생산하는 리튬 가격이 3분기 내림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향후 전망도 흐리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당초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고, 당분간 리튬은 공급 과잉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쿼리는 투자 보고서에서 “전기차 개발과 판매가 예상과 달리 둔화되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은 리튬 업체 가운데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모간 스탠리도 보고서를 내고 남미 지역 탄산 리튬의 가격이 톤 당 1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한편 2025년까지 7000달러 선까지 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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