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 관계자, 29일 기자들 만나 밝혀
“北 목선 NLL 남하, ‘항로 착오’ 사유로 최종 결론”
“선원 3명 모두 北 송환 원해…돛대 ‘하얀 수건’은 충돌 방지 목적”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27일 심야에 북한군 부업선(부업으로 고기를 잡는 배) 1척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것과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오후 3시 31분에 선원 3명과 배 1척 송환을 북측에 송환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온 선박이 NLL 북쪽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우리 해양경찰청(해경)이 인계한 목선과 선원들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오후 11시 21분께 우리 함정은 동해 NLL을 월선한 북한 소형 목선이 발견됨에 따라 즉각 출동, 선원 3명과 목선을 각각 강원도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밝혔다. [사진=합동참모본부] |
앞서 합참에 따르면 지난 27일 밤 11시 21분께 북한군에 식량을 조달하는 부업선(소형 목선)이 동해 NLL을 넘어와 우리 군이 고속정, 특전 고속단정 등을 현장에 급파해 차단 작전을 실시했다.
이 배는 길이 10m 정도의 북한 소형 목선으로, 군은 “배에 다수의 어구와 어창의 오징어가 적재돼 있었던 점과 선명 및 배 이름 등을 고려할 때 이 배가 북한군에 식량을 조달하는 부업선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군과 해경 등 관계당국은 목선 월선 다음 날인 28일 새벽 배를 강원도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
관계당국은 이어 지역합동정보조사를 실시, 선원들을 대상으로 월선 당시 배에서 우리 쪽 연안을 확인했을 때 남한 어선으로 보이는 불빛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선원들이 ‘항로를 놓쳐 월선했다’고 주장한 점, 귀순 의사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흰 손수건을 돛대에 걸고 왔는데도 귀순 의사가 없다고 한 점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을 비롯한 관계당국은 이들이 NLL을 월선한지 이틀 만인 29일 오전 선원 3인의 북측 송환을 전격 결정,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선원들을 송환하겠다’는 통지문을 북한에 전달했다.
정부는 송환 결정 이유에 대해 “선원들이 일괄적으로 귀순이 아닌 송환을 원해 그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했고, 또 조사 결과 침투 의심 장비가 발견되지 않는 등 대공용의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오후 11시 21분께 우리 함정은 동해 NLL을 월선한 북한 소형 목선이 발견됨에 따라 즉각 출동, 선원 3명과 목선을 각각 강원도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밝혔다. [사진=합동참모본부] |
이와 관련해 합참은 선원 3인의 신분, 그리고 귀순 의사로 해석할 소지가 있는 하얀 수건을 돛대(마스트)에 달고 NLL을 넘어온 점, 그리고 우리 측 배의 불빛이 보였는데도 ‘항로를 놓쳐 월선했다’고 한 점 등 이번 목선 남하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문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합참은 우선 조사 결과, 선원 3인의 신분은 모두 민간인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앞서 3인 중 1인이 군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가 군인 신분은 아니었다고 합참 관계자는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선원 중 선장이 군복으로 추정된 얼룩무늬 옷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이는 선장의 아내가 장마당에서 원단을 구매해 직접 재단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즉 선원 3인 모두 군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얀 수건과 관련해서는 “선박 마스트(돛대)에 있던 하얀 수건은 확인 결과 출항 시부터 부착돼 있었던 것”이라며 “선원들 진술에 의하면 통상적으로, 대형 선박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부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항로를 놓쳐 월선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동 중이던 27일 밤 10시께 선장은 (우리 쪽) 연안 불빛 형태를 보고 원산항 인근으로 오인하고 통천(북한 강원도에 속한 군, 원산 아래에 위치)으로 이동하기 위해 항로를 남쪽 방향으로 했는데 그 과정에서 NLL을 넘게 된 것”이라며 “선원 3명이 이동 및 남하 경위에 대한 진술이 대체로 일치하는 데다, 목선에 GPS도 없이 나침의에 의존한 것으로 볼 때 항로 착오로 NLL을 월선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