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율 5년간 2.1%p 축소했지만...손해율 상승폭이 더 컸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손해보험사들이 사업비를 줄이는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자동차보험부문에서 1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됐다. 사업비율 축소보다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출한 보험금 비율)이 더 높아졌기 때문으로, 업계에선 올해 차보험료 추가 인상 등 보험료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약 80% 이상인 상위 4사(삼성·현대·DB·KB)의 사업비율(수입보험료 대비 사업비 지출 비율)은 지난해 말 18.3%로 지난 5년 간 2.1%포인트 줄었다.
연도별로 사업비율을 살펴보면 △’14년 20.4% △’15년 19.6% △’16년 18.8% △’17년 19.1% △’18년 18.3%다. 적정손해율 이하로 각사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사업비를 늘렸던 지난 2017년 말고는 지속적으로 사업비가 줄었다. 즉 각 손보사들은 사업비율을 줄이려는 자구 노력을 해왔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7.1% △현대해상 86.5% △DB손보 86.8% △KB손보 86.8%를 기록, 상위 4사가 모두 적정손해율 이상으로 치솟았다.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은 80% 이내다. 사업비율과 손해율이 합친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자동차보험에서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상위 4사의 합산비율(평균손해율 86.8%와 평균사업비율 18.3%의 합)은 약 105.1%. 이는 받은 보험료 대비 5.1%를 더 지출했다는 것이다.
올해 상위 4사의 원수보험료(소비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즉 15조원의 보험료를 받아 15조8000억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보사 전체로 확대하면 1조원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
손해율이 치솟은 이유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요인에 맞춰 보험료를 현실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최저인금 및 정비수가 인상에 따른 자동차 수리비 상승 △가동연한(육체노동 가능 기간) 연장에 따른 보험료 지출 증가 △격락손해(사고차량 시세하락 손해) 보상 확대 등 보험금 지출이 증가할 요인이 많아졌지만, 이에 맞춰 보험료는 인상하지 못했다.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했던 것은 자동차보험료가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을 낮추도록 압박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지난 2017년에만 200억원 정도 흑자를 기록했을 뿐, 장기적으로 지난 10년간 누적적자가 7조원에 달한다”며 “하반기에 보험료 인상을 하지 못하면 손해율이 90%에 달해 올해 업계 전체 적자는 1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자동차보험 손실을 다른 상품을 팔아 메우는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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