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상원 은행감독위원회 청문회를 앞둔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 출시를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리브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페이스북에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돈세탁과 탈세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 출시를 연기한다”며 “처음부터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칼리브라 대표는 “규제 관련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고 적절한 승인이 이뤄질 때까지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며 “핀테크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신중한 규제와 감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하원 의원들은 청문회에 앞서 ‘금융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며 페이스북 등 공룡 IT 기업들의 가상화폐 출시를 막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추진하는 '금융 분야에서 대형 IT기업을 지속적으로 제외하는 법안'(Keep Big Tech Out of Finance Act)에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간 최소 2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 IT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하루 당 100만달러의 벌금을 추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티븐 므누신 장관도 15일 기자회견에서 리브라가 “돈세탁이나 테러리스트들의 자금 지원에 악용될 수 있다”면서 이는 “국가 안보 이슈”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들이 사이버 범죄나 탈세, 부당 취득, 랜섬웨어, 불법 마약 및 인신매매 등 수백억 달러 규모의 불법 활동에 활용됐다”면서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리브라에 대해서도 “편치 않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정부가 각국 정부와 규제 당국, 중앙은행으로부터 중요한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도입 시점보다 1년 앞서 리브라를 발표한 것은 관련 논의를 갖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1일 트위터에서 트위터에서 “나는 비트코인이나 기타 암호화폐의 팬이 아니다”라면서 “이들은 화폐가 아니며, 가치 변동성이 지나치고 기반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규제를 받지 않은 암호화폐들이 마약 거래 등 불법 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의 리브라도 입지나 신뢰도가 거의 없으며, 페이스북 등이 은행이 되려 한다면 새 은행 조례를 마련해 다른 은행들처럼 은행 규제 대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그 어느 화폐보다 강력한 달러라는 단 하나의 진짜 화폐가 있으며, 달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 통화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또한 10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 “리브라는 개인정보 보호, 돈세탁, 소비자 보호, 금융 안정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가 상당하다”며 “이러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 계획은 보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카 룩스 페이스북 대변인은 “공개적 담론이 필요하다는 파월 의장의 의견에 매우 동의한다”며 “이 때문에 리브라 도입 계획을 사전에 발표해 건설적인 논의와 피드백을 구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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