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전기·전자

속보

더보기

[한일관계 해법] 김재욱 전 삼성 사장 "좋은 자극...국산화 속도내자"

기사입력 : 2019년07월10일 13:47

최종수정 : 2019년07월10일 13:58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성장 이끈 원로의 조언
"더 늦기 전에 나서야...최첨단 분야 중심으로 추진"
"국가 전략 수립돼야...연구개발, 인재확보 필수"
"단기간엔 어려울 것...국익 위한 '사명감'으로 나서야"

[편집자]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경제보복'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분도 있지만, 냉철하게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뉴스핌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법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오히려 잘 됐다.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의 국산화를 촉진시키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 더 늦기 전에 일본이 좋은 자극을 줬다.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대표. 2019.05.02 leehs@newspim.com

김 대표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 초창기부터 30년 가까이 근무한 '한국 반도체 역사의 산증인'이다. 1978년 삼성전자 공채로 입사,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면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가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에 2005년에는 제조직군 처음으로 사장이 됐다. 이제는 반도체 업계 원로로 반도체 장비사 원익IPS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의 수출 규제를 두고 "잘 된 일"이라는 역설적으로 말했다. 지난 4일부터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가지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해당 소재들은 일본 의존도가 높아 대체재를 찾기가 어려워서다.

규제를 받는 소재는 △반도체 공정에서 빛을 인식하는 감광재인 리지스트 △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식각(에칭)에 사용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다. 이들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수적인데 일본 의존도가 높아 대체가 사실상 어렵다.

반도체 주요 소재의 국가별 수입비중(2019년 1~5월). [자료=무역협회]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일 수입의존도(지난 1~5월 기준)는 리지스트 91.9%, 에칭가스 43.9%, 플루오드 폴리이미드 93.7%다. 특히 리지스트의 경우 미세공정에 필요한 소재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핵심 기술인 극자외선 노광장치(EUV) 공정에 투입되는데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야 할 계획이었다. 수입을 못 하면 생산에 차질이 생겨 초격차 전략과 고객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진다.

김 대표는 “반도체 소재장비 국산화율이 20% 안팎에 불과하다고 들었다. 이제 와서 국산화에 뛰어들기엔 늦었다고도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뛰어야 한다.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국산화 하자는 말은 아니”라며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공조 체재로 돼 있어 한국이 다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례로 일본이 핵심 소재를 담당한다면 네덜란드, 미국이 첨단 장비를, 한국은 이를 활용해 글로벌에 공급하는 반도체 완성품을 만드는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이 되는 첨단 소재나 장비를 국산화 하자는 것이다. 대체재를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공조 체재를 유지하되, 급소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은 자생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당장 대안이 없다. 우회적으로 소재를 가지고 온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다. 가져온다 해도 생산 물량을 커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런 문제로 산업 자체가 흔들리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래서 국산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화의 첫 번째 조건으로는 ‘장기적인 국가 전략 수립’을 꼽았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반도체 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기업들의 노력이 우선됐고, 이 과정에서 성장 속도를 중시하다보니 사실상 생태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이라도 생산에 필요한 일련의 모든 과정을 다 할 수 없기에 국가가 전략을 세운 후 각 단계에서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먼저 국가가 나서 소재장비 국산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소재장비에 강한 일본이나 미국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해당 산업을 키웠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이 성장할 때 그렇지 못했다.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전략에는 인력 육성과 인재 확보 노력 또한 포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재장비 국산화를 하려면 연구개발에 투입돼는 인재가 충분히 확보될 수 있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관련 분야 공대생들이 부족하고 이들 마저 의사나 공무원 등으로 빠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연구개발 인력이 부족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핵심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우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음으로는 중견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 소재장비 개발에 뛰어들고 대기업은 이를 위해 첨단 기술 로드맵을 공유하는, 상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소재장비까지 대기업이 다 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중견기업이 나서줘야 한다. 지금 중견기업이 확보한 기술은 하위 단계로 대체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연구개발 비용과 인재 확보가 수반돼야 한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은 이들이 연구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차기 기술 로드맵을 공유해줘야 한다"며 "또 이들이 만든 제품을 써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대표는 '사명감'을 강조했다. 국익을 위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성공 가능하다는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벌어서 나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닌, 국가 산업 발전과 위상 제고에 참여한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국산화는 단기간에 이루긴 어렵다. 성공하기까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텐데 그러려면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며 "이 일이 나만 위한 일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그간 빠른 성장만 추구하다 보니 돌아보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또 아무리 삼성이라도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번 일본의 규제를 통해 국내 소재장비의 첨단화를 이뤄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sjh@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금감원, 고려아연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이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불공정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서울 본원에서 열린 현안 간담회에서 함용일 부원장은 "(고려아연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짓 누락사항 없이 충실하게 알리는 공시 기본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개연성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조사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 취할 예정이다"고 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고려아연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에 관여한 미래에셋증권 현장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0.31 mironj19@newspim.com 금감원이 집중하는 부분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정에서의 법 위반 여부다. 만약 고려아연 이사진이 공개매수를 결의한 시점에서 이후의 유상증자 계획까지 알고 있었는데도 공개매수 신고서에 해당 내용을 누락했다면 문제라는 인식이다.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신고서에서 유상증자 예정 내용이 없었다는 점을 중요한 정보 누락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존주주들이 대규모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공개매수 의사결정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부정거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고려아연 공개매수 사무 취급을 한 증권사와 유상증자를 모집 주선한 증권사는 모두 미래에셋증권으로 같다. 따라서 시기가 겹치므로 이를 독립적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도 2개의 사안을 모두 알았을 수 있다는 의심이다. 이는 현재 현장 검사 중으로 확실한 내용은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함 부원장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모집 주선자로 돼 있어 주관사로 하는 거보다는 민사적 책임이 덜하겠으나, 부정거래가 성립된다면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불법 행위 알고도 눈 감는 걸 못하게 돼 있으므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최근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는 "시장 불안을 충분히 인식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충실 여부를 점검해 증자의 목적, 배경, 주주에 미치는 영향, 공개매수 시 밝힌 목적에 부합하는지, 투명 공시 여부 등을 확인해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한 경위 등을 살피고 위계 부정거래 등의 위법행위 파악 시 관련 증권사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심사는 법정 검토기간인 10일 이내에 진행되며, 필요시 감독당국의 정정 요구도 가능하다. 현재 분위기로는 정정신고요구가 불가피해 유상증자 시기가 늦춰지거나 극단적으로는 유상증자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onginus@newspim.com   2024-10-31 17:42
사진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누구?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신세계 총괄사장을 맡은 지 9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 신임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의 외동딸로 30일 단행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용진 회장이 그의 오빠다. 정유경 회장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1996년 조선호텔에 상무보로 입사해 호텔과 디자인 업무를 맡았으며 지난 2009년부터는 신세계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에 오른 이후 패션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2015년에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취임한 뒤 외형 성장을 일궈냈다. 출점한 지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다져온 결과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상반기 6조1928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작년 동기 대비 5.5% 성장한 수준이다.  정유경 회장이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첫해인 2015년 상반기 매출액(3조353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신장한 수준이다. 정유경 회장이 백화점 사업을 6조원 규모로 키워낸 것이다. 한편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며 면세 부문인 신세계디에프(DF), 패션·뷰티 부문인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nrd@newspim.com 2024-10-30 11: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