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고 학생들 "자사고 취소될 줄 몰랐다...명성 떨어질까 우려"
졸업까지 자사고 유지에 안도하기도..."후배들은 불리할 것"
자사고 취소에 학교는 '당혹'..."대응방안 논의 중"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진 9일 서울 서초구 세화고등학교는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기말고사를 마친 세화고 학생들이 교문을 나섰다. 시험을 마친 홀가분한 기분에 학생들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해방감을 만끽하며 무리를 지어 인근 PC방으로 발길을 옮기던 학생들은 그러나 자사고 취소 소식에 "예상하지 못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9일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진 서울 서초구 세화고등학교 [사진=노해철 기자] 2019.07.09. sun90@newspim.com |
2학년 김성민(17)군은 "우리 학교가 정말 자사고 취소될 줄은 몰랐다"며 "일반고가 되면 자사고 때에 비해 학교 명성이 떨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정구(17)군도 "당장 공부가 급해서 이번 결과가 갑작스럽게 느껴진다"며 "지역별로 자사고 기준 점수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일부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이 유지된다는 점에 안도했다. 다만 일반고 전환 후 후배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김기석(17)군은 "자사고 취소와 상관없이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에 잘 가야겠다는 생각은 똑같다"며 "공부에 지장만 받지 않는다면 크게 상관없다"고 전했다.
3학년인 김현민(18)군은 "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서 수시 전형에서 유리한 점이 있었다. 후배들 입장에서는 일반고 전환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9일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취소 결정이 내려진 서울 서초구 세화고등학교 학생들이 귀가하고 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7.09. sun90@newspim.com |
학교 측은 시교육청 발표 직후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에 나섰다. 세화고 관계자는 "현재 회의 중이라는 것 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올해 평가 대상인 13개 자사고 중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 등 총 8개 학교를 지정 취소 청문 대상으로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8곳을 대상으로 청문을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한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해당 학교들은 2020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자사고 학부모 단체는 교육 당국의 결정에 반발하며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전수아 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장은 "교육 당국이 자사고 평가 위원 등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과정 자체가 투명하지 못했다"며 "학부모들과 논의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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