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일회성 이익 빼면 예상치 부합 수준
日 수출 규제 등 부담 여전…실적 개선 확신 어려워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기대에 불과할 뿐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인 탓이다.
5일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350원(0.76%)내린 4만5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발표에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3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56조원으로 6.89% 늘었다. 영업이익 6조원, 매출 54조원 수준이었던 시장기대치보다는 나은 성적표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도 시장 반응이 시원찮은 데에는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영향이 커 보인다. 일회성 이익을 걷어내면 그리 의미있는 실적이 아니라는 얘기다.
윤창보 유니베스트투자자문 대표는 "내용을 뜯어보면 일회성 이익이 좀 있었다. 그로 인해 숫자로는 좋게 나온 거기 때문"이라며 "(그걸 제외하고 보면) 기대한 정도거나 기대보다 조금 못했다는 정도의 (시장) 반응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회사 측은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 있다고 언급,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우리 추정치 6조1000억원에 소폭 미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IM에서 갤럭시S10 판매량이 생각보다 빨리 꺾이기 시작해 다른 중가 제품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수익성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이번 2분기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56.29%, 4.24% 줄었다.
이에 더해 실적 개선 전망도 불투명하다. 일단 시장에서는 올 3분기 이후 삼성전자가 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2% 증가한 7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부문에서는 Sys LSI 부문 이익이 소폭 증가하고, DRAM과 NAND 부문 모두에서 출하량 증가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 효과가 겹쳐지며 전분기와 유사한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본의 주요 소재 수출 제한을 비롯해 미·중 무역분쟁과 화웨이 제재 이슈 등은 여전히 부담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의 경우 우리의 영업이익 기존 추정치는 3분기와 4분기 각각 6조4000억원, 5조7000억원"이라며 "메모리 판가의 구조적 하락세, 무선 사업부의 지속적 부진을 감안 시 우리 추정치를 능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사업부별 상황과 매크로 이슈를 감안했을 때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 확대됨에 따라 삼성전자가 7월 말로 예정한 특별 주주환원의 지급 여력 및 가능성도 크게 저하됐다"고 덧붙였다.
윤창보 대표는 "3분기 이후 실적 개선 기대를 다들 갖고 있는데, 사실 글로벌 마켓이 그리 좋아지진 않을 것 같다. 반신반의 상태일 것"이라며 "3분기 실적 좋아질 것이냐 아니냐가 관건일텐데, 오늘 그에 대한 코멘트는 없었다. (삼성전자 측의 코멘트가 곧 있을텐데) 그걸 잘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