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서 살인사건 피해자 남편 영훈 열연
극한의 감정 연기…몰입 위해 7kg 감량
차기작은 '특송'…박소담·김의성과 호흡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어느 날 아내가 살해당했다. 유력한 용의자는 절친한 친구. 경찰은 두 사람이 내연관계였다며 증거를 내민다. 이 상황이 그저 혼란스럽기만 한 그때 친구의 아내가 찾아온다. 자신의 남편은 그럴 리 없다며 무릎을 꿇고 빈다. 함께 진실을 찾자고, 진범을 찾아내자고 말한다.
배우 송새벽(40)이 신작 ‘진범’을 들고 극장가를 찾는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피해자의 남편과 용의자의 아내가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공조하는 추적 스릴러다. 극중 송새벽은 살인사건 피해자의 남편 영훈을 열연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남의 일기장 훔쳐보는 느낌이었어요. 또는 옆집에 일어나는 일을 엿보는 느낌이었죠. 특히 상황이나 대사가 되게 사실적이라서 압도당했어요. 물론 하면 되게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는데(웃음), 그럼에도 할 만큼 좋았죠. 또 지금 제가 유부남이다 보니까 총각일 때보다 공감의 폭도 컸고요.”
공감은 됐지만, 연기는 쉽지 않았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극으로 치닫는 감정신이 유독 많았다. 더욱이 이 영화는 시간이 순차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날에서 현재로, 또 사건이 있기 전으로 수없이 시간을 넘나든다.
“시점은 크게 상관이 없었어요. 영화와 달리 촬영은 순차적으로 진행됐죠. 다만 호흡을 이어가는 게 힘들었어요. 오늘 찍은 걸 다음 날 연결해서 가야 하는데 아침이 되면 기분이 달라졌죠. 특히나 감정신이 많으니까 더 힘들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잠도 잘 못자고 먹는 것도 쉽지 않았죠. 물론 그 경험이 연기에는 좋은 공부가 됐지만요.”
외적 모습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일주일 만에 무려 체중을 7kg이나 감량했다. 하루아침에 아내를 잃고 친구에게 배신당한 영훈의 내면이 관객에게 조금 더 생생하게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살은 급하게 빼야 해서 일주일 만에 식단으로 뺐어요. 영화 속 상황이나 역할이 그렇다 보니 수척한 모습이 어울릴 듯했죠. 감독님은 괜찮다고 하셨는데 제가 거울을 보니까 영 아니더라고요(웃음). 근데 확실히 살을 빼니까 촬영할 때 기운이 없었죠. 목소리도 건조하게 나오고요. 근데 그게 또 캐릭터에 잘 맞아 떨어져서 다행이었어요.”
송새벽은 감량한 몸무게를 유지 중이라고 했다. 차기작에서도 날 선 캐릭터를 연기하기 때문이다. 그의 다음 작품은 박소담, 이의성과 함께하는 영화 ‘특송’이다.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화, 드라마 상관 없이 좋은 작품을 찾아 연기하고 싶다.
“사실 드라마에 대한 부담이 좀 있었어요. 근데 ‘나의 아저씨’(2018)란 첫 드라마가 너무 좋았죠. 캐릭터도 작품도요. 첫 기억이 좋아서 그런지 확실히 부담이 덜해졌죠. 그래서 ‘빙의’(2019)도 할 수 있었고요. 앞으로도 영화, 드라마 가리지 않고 연기할 생각이에요. 사실 짧고 긴 것의 차이지 다른 점은 크게 없으니까요.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게 뭐든 해보려고 합니다.”
jjy333jjy@newspim.com [사진=리틀빅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