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이철환의 대한민국 개혁과제] ⑧수평적 조직문화의 확산, 사회시스템 개혁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편집자주]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우선 경제적으로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야 한다. 그러나 경제발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물질적 풍요 이상으로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자유와 평등, 쾌적함과 여유로움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경제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경제적 성과를 따르지 못하는 후진적인 정치사회행태, 심각한 양극화와 갈등 구조까지 사회 통합을 가로막고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10회에 걸쳐 더불어 잘 살기 위한 개혁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20세기 최고의 오케스트라 지휘자 두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 베를린 필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뉴욕 필의 레너드 번스타인일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여러 가지 면에서 두드러진 능력을 발휘했지만 그 스타일과 이미지는 상반된 것이 많았다. 카라얀이 평생 사적으로 단원들과 식사자리 한번 가지지 않았던 독선적인 카리스마였다면, 번스타인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설득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카라얀이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 요청이 있자 이를 거절하는 모험을 통해 종신 총감독의 지위를 얻어낸 승부사였다면, 번스타인은 언제나 타협과 배려를 통해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내려 한 코디네이터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또 종신을 고집하다 단원들과의 불화로 끝내 사임에 이르렀던 카라얀과는 달리 번스타인은 적절한 시기에 주빈 메타에게 뉴욕 필을 물려주고 스스로 물러났다. 그리고 세계를 누비며 여러 유수 오케스트라를 지휘함으로써 종신지휘자 이상의 영광을 누렸다. 여기서 우리는 수직적이고 독선적인 리더십과 수평적이고 배려하는 리더십이 각각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게 된다.

그런데 미국 뉴욕에 있는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Orpheus Chamber Orchestra)는 아예 지휘자가 없다. 이 오케스트라에는 지휘자가 없는 대신 단원 모두가 토론을 통해 연주곡을 정하고 해석한다. 집단적이고 수평적인 의사 결정 방식이다. 기업으로 치면 마치 CEO 없이 직원들 협의를 통해 회사를 경영하는 격이다. 그럼에도 오르페우스는 미국 카네기홀에서 20년 이상 연속으로 공연하는 등 전문성과 실력을 높이 인정받고 있다.
파격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오케스트라단이 성과를 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자발성이다. 연주자 모두가 토론 과정에 직접 참가한 데 따른 만족감과 책임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연주할 때 남다른 자발적 열정을 보인다는 점이다. 둘째, 모두가 만족할 때까지 충분히 토론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그 결론에 모두가 진심으로 공감하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 오케스트라단의 독특한 운영 시스템은 소규모 집단, 그것도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집단에서나 가능할지 모른다. 조직 규모가 크고, 이질적인 집단들이 섞인 조직에도 집단 의사결정 방식이 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수평적이고 집단적인 의사 결정 방식으로도 조직의 역량을 충분히 끌어내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전통적으로 가장 수직적인 리더십을 요구했던 오케스트라에서 이것이 가능하다면, 기업을 비롯한 다른 조직에서는 오히려 더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수직적 조직문화란 조직 내에 계층이 엄격하게 나누어져 있는, 그동안 우리가 익숙해 있는 조직문화를 말한다. 상관과 부하라는 관계가 정해져 있고, 상관이 명령을 내리면 부하가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을 통해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비효율적인 요인이 많고 실제적으로 불평등과 차별성이 존재하며 관료화, 지휘권한 취득을 위한 경쟁적 근무태도 등의 단점이 있다. 유교문화에 젖어있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조직구조 또한 이 수직적 구조가 보편적이었다.

이에 반해 수평적 조직문화란 계층이 나누어져 있지 않으며, 평등하고 동등한 관계로 일을 수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수평적 조직문화는 기존의 권위적인 방식과 불필요하게 형식적으로 행해지는 절차들이 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 생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되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자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많은 기업들에는 기존에 존재하던 다수의 계급들이 사라지고, 꼭 필요한 절차만 남아있게 되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 ‘수평적 조직문화’가 꽤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적지 않은 기업에서 직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직급을 없애고, 영어이름을 쓰거나 이름 뒤에 OO님, OO씨로 통일해 부르고 있다. 프로젝트나 팀에서의 리더도 개인의 업무 역량에 따라 신입이 맡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가장 큰 강점은 위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내려온 일을 묵묵히 수행해야 하는, 톱다운(Top Down) 방식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일에서도 개인의 자율이 어느 정도 존중된다.

그런데 장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수평적 조직문화에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우선 조직 내에 많은 혼란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수직적인 문화에 익숙해 있던 조직 구성원들이 갑작스럽게 바뀌어버린 수평적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책임과 권한이 확실하게 정해졌던 이전의 방식과 달리 책임과 권한을 누가 가지는지가 불분명해지는 상태가 되자 문제에 대한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으려고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결정권자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당연히 결정권자가 져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존재이지만 역할과 결정 권한까지 동등하게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수평적 조직문화는 팀원 중 누군가가 적임자라 생각되면 지위를 막론하고 리더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지, 모두가 어떤 상황에서든 동일한 권한을 가지고 움직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회사에 사장도 대표도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에 필요한 시간이 줄어들 줄 알았던 기대와 달리 오히려 의사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늘어나는 결과도 초래되었다. 수직적 조직에서는 하나의 서류를 결제하기 위해 많은 지위의 사람들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 수평적 조직에서는 하나의 의사를 결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는 아무래도 자신의 계급이나 직책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으면 책임의식도 떨어지기 마련이어서 굳이 자신의 의견을 내려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고려할 때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위해서는 수평적 조직문화와 수직적 조직문화를 절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즉 조직문화는 수평적으로 유지하면서 업무처리는 수직적으로 해 나간다면 두 측면의 장점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이철환 mofelee@hanmail.net

▶이철환= 금융인, 전 행정공무원. <암호화폐의 경제학> <뜨거운 지구를 살리자>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등 저서 다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오리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재정경제원 인력개발과 과장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과장 △재정경제부 장관비서실 실장 △재정경제부 국고국 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주식 팔면 다음 날 입금된다고?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내 증권시장의 주식 결제주기가 50여 년 만에 단축된다. 현재 주식 매매 후 2영업일이 걸리는 결제 기간을 1영업일로 줄여 투자자가 주식을 판 다음 날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 ▲금융회사와 외국인 투자자의 이행 기반 마련 ▲결제주기 단축 전 투자자 편익 확대 등 8대 분야 22개 과제로 구성됐다. 관계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시장 인프라를 개편하고 최소 6개월간 통합 테스트를 거쳐 최종 시행 시점을 확정할 계획이다. ◆ 월요일 주식 팔면 화요일 입금…반대매매도 하루 빨라져 결제주기가 단축되면 개인투자자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주식 매도대금의 인출 시점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주식을 매도한 뒤 2영업일이 지나야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았다면 수요일에 현금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T+1 체계로 전환하면 월요일 매도한 주식의 대금을 화요일에 인출할 수 있다. 주식을 사고파는 주문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실제 주식과 현금이 오가는 결제 시점이 하루 앞당겨진다. 투자자는 주식 매도대금을 더 빨리 확보해 생활자금이나 다른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는 결제대금을 하루 일찍 준비해야 한다. 특히 보유 현금보다 많은 주식을 매수하는 미수거래 투자자는 자금 납부기한이 기존 T+2일에서 T+1일로 단축된다. 미수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 시점도 T+3일에서 T+2일로 앞당겨진다. 매수대금 확보에 주어지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미수거래 투자자의 자금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착오로 체결한 주식 매매를 정정할 수 있는 시간 역시 하루 줄어든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결제주기 변경에 맞춰 착오매매 정정과 대규모 착오구제 제도, 증권거래세 징수 절차 등을 정비할 예정이다. ◆ 11월부터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 인하…연 150억 절감 기대 결제주기 단축에 앞서 개인투자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시행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고 증권사는 이를 활용해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뒤 실제 결제일이 도래하기 전에 매도대금을 미리 빌려 쓰는 상품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매도대금담보대출에 연 7.5~10%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대출 기간이 1~2일로 짧고 거래소가 결제이행을 보증해 상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관계기관은 대출금리를 연 5% 중·후반 수준으로 낮출 경우 투자자당 이자비용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가 12곳으로 확대되면 전체 투자자의 연간 이자비용은 약 15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92.97포인트(1.62%) 내린 5637.77으로, 코스닥은 전장 종가보다 92.97포인트(1.62%) 내린 5637.77로 거래가 시작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시경 기준 133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6.11.02 khwphoto@newspim.com 미래에셋증권은 2일부터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키움증권은 오는 20일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참여를 희망하는 증권사로 취급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구체적인 대출금리는 각 증권사가 출시 시점에 안내한다.. ◆ "2027년 10월 인프라 개편 완료…2028년 전환 목표" 결제주기 단축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올해 12월까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업권별 업무표준안과 이행점검표를 마련한다.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결제체계에 맞춰 전산시스템과 업무 절차를 개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2027년 1분기에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와 전문 사업관리조직(PMO)을 출범시킨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별 시스템 개발과 테스트 일정, 제도 개선 진행 상황 등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금융회사와 외국인 투자자는 2028년 1분기까지 전산개발과 업무체계 정비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최소 6개월 이상의 통합 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T+1 결제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최종 시행일은 확정하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국내외 금융회사, 외국인 투자자의 준비 상황과 아시아 주요국의 전환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관계기관은 오는 12월 18일까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추가 개선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1972년 T+2 결제제도를 도입한 이후 50여 년 만에 추진하는 결제주기 체계 변경이다. 관계기관은 결제주기 단축으로 미결제 상태에 놓이는 거래 규모와 위험 노출 기간이 줄어들고 증권사의 거래증거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결제업무의 자동화와 표준화를 통해 국내 증권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plum@newspim.com 2026-11-02 10:30
사진
[단독] 조현범, 징벌 2회 받고도 가석방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수감 중 외부 물품을 반입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 지침상 징벌 기록이 남아 있는 수형자는 일반 수형자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가석방 심사를 받는다. 과거 가석방 심사 회의록에서는 같은 조항 위반 등으로 징벌을 받은 수형자가 적격 안건에 올랐다가 부적격 처리된 사례가 확인돼 심사 기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음료·간식 반입에 금치…심사 땐 '징벌 기록' 그대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수감 중 외부 물품을 반입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 회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2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수용 생활 중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14조 제15호 위반으로 징벌 처분을 받았다. 해당 조항은 '허가 없이 물품을 지니거나 반입·제작·변조·교환 또는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무부는 징벌의 구체적인 시기와 종류 등은 개인정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7월 22일 열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같은 달 30일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출소했다. 형기 만료일(9월 5일)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법정구속된 이후 접견 과정에서 외부에서 들여온 음료를 마시다 적발돼 지난해 말 금치 처분을 받았다. 올해 3월 초에는 간식을 먹다 다시 적발돼 두 번째 금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모두 금치 기간은 9일 이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치는 수용자를 징벌실에 가두는 처분으로, 형집행법상 가장 무거운 징벌이다. 법무부 예규인 '가석방 업무지침' 제10조는 징벌 처분 후 시행규칙이 정한 실효기간이 가석방 기준일까지 지나지 않은 수형자를 '제한사범'으로 분류한다. 징벌 기록이 아직 효력을 잃지 않은 수형자라는 뜻이다. 형집행법 시행규칙상 9일 이하 금치의 실효기간은 1년이다. 징벌을 받고 1년이 지나야 기록이 효력을 잃는다.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초에 받은 징벌이라면 가석방 기준일인 7월 30일에는 두 건 모두 이 기간이 지나지 않은 셈이다. 두 번째 징벌은 가석방 심사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이었다. 법무부는 "제한사범은 일반사범보다 강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조 회장의 제한사범 분류 여부와 실효기간 경과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 2021년엔 '금치 9일' 한 번에도 부적격…"형평 어긋나"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중앙통제실을 방문해 업무 실태를 점검하던 모습. [사진=법무부 제공] 과거 심사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가 공개한 2021년 9월 정기 가석방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당시 위원회는 '미허가 물품 소지' 등으로 금치 9일 처분을 받은 수형자를 적격 안건에서 부적격으로 돌렸다. 한 위원은 "최근 징벌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기관 내 질서유지 등을 위해서라도 부적격 처리해야 한다"고 했고, 나머지 위원 전원이 동의했다. 같은 해 3월 회의에서는 징벌위원회 개최를 앞둔 수형자가 남은 형기가 한 달도 안 되는데도 부적격 결정을 받았다. 즉, 조 회장이 위반한 것과 같은 조항 위반 등으로 금치 9일 처분을 한 차례 받은 수형자가 가석방 적격 안건에서 부적격으로 바뀐 것이다. 징벌위원회 개최를 앞둔 수형자 역시 실제 징벌 처분이 내려지기 전이었고 남은 형기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부적격 판단을 받았다. 조 회장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위법은 아니더라도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민 법무법인 베테랑 변호사는 "금치 처분 2회만 놓고 보면 이례적"이라며 "제한사범이라도 심사 대상은 될 수 있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부당하다고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징벌 이력이 있는 제한사범도 예비심사에는 오르지만 보통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된다"며 "징벌이 실효되지 않았다면 부결되는 것이 보통이고, 그것이 형평에 맞다"고 했다. 이에 법무부는 "징벌의 실효 여부만으로 가석방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범죄 내용, 형 집행 경과, 피해 회복 여부, 출소 후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격 여부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은 형기의 약 95%를 채운 상태였다. ◆ 가석방 30% 늘렸지만…'엄격 심사' 확인할 길 없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모습. [사진=뉴스핌DB] 조 회장의 가석방은 정부가 교정시설 과밀 해소를 위해 가석방 규모를 크게 늘린 시기에 이뤄졌다. 법무부는 '2026년 가석방 확대안'을 통해 월평균 가석방 인원을 지난해 1032명에서 올해 1340명 수준으로 30% 늘리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1627명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아 최근 3년 사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가석방 인원(1299명)은 2020년(656명)의 두 배에 육박한다. 그러나 법무부는 징벌 기록이 남은 채 가석방된 수형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실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가석방 적격 결정자 가운데 징벌 실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제한사범 인원을 요구하자, 법무부는 "별도로 작성·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회장과 비슷한 조건에서 가석방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셈이다. 박 의원은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를 이유로 가석방 규모를 확대하면서 심사 기준까지 사실상 완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가석방은 수형자의 교정 성적과 재범 위험성 등을 엄격하게 따져 결정해야 하는 제도이지, 교정시설의 수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징벌 기록이 남아 있는 수형자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가석방 심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법무부는 가석방 확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정시설 과밀화의 원인을 진단하고 시설 확충과 교정 인력 개선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회장은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쓰거나 회삿돈으로 개인 차량 리스비를 내는 등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2023년 3월 구속기소됐다.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고, 올해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검찰이 기소한 횡령·배임 규모는 200억원대였지만 법원이 최종 인정한 금액은 약 20억원이다. yek105@newspim.com 2026-11-02 08:4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