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 50여년 이끈 식품가 수장들 퇴진 잇달아
경영 참여 창업주, 신춘호·이금기 회장 등 손꼽아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최근 몇 년 간 식품업계 창업주들이 잇달아 퇴진하거나 별세하면서 '창업 1세대 시대'가 저물고 있다. 특히 동원·매일유업·한국야쿠르트·오뚜기 등 식품 업체들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만큼 국내 식품산업을 이끌어 온 창업 1세대들이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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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호 농심 회장.[사진=농심] |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익장을 과시하며 현재 경영에 참여중인 창업주는 신춘호 농심 회장(87),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86) 등이다. 농심과 일동후디스는 올해 각각 창립 54주년, 49주년을 맞았다. 이들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영 일선을 진두지휘하며 활발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이금기 회장의 경우 주말에도 출근해 대소사를 챙기는 등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실제 올 2월 말에는 이 회장이 직접 지휘해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 일동제약 보유 주식을 맞교환했다. 이를 통해 일동후디스는 일동제약그룹 계열사로 편입된지 23년 만에 분리, 독립 경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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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사진=동원그룹] |
◆“후배들이 일하도록 물러설 시점”... 자진 퇴진 잇달아 결단
아름다운 퇴진을 결단한 창업주들도 있다. 지난해 남승우 풀무원 총괄대표가 자진 사퇴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데 이어 올 들어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도 깜짝 퇴진을 밝혔다.
'살아있는 장보고'라 불리는 김재철(85) 동원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자진 퇴진을 선언했다.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하고 회사를 이끌어 온지 50년 만이다.
김 회장의 퇴진 선언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랫동안 고민하다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세대로서 소임을 다했고 동원의 변화와 혁신을 새로운 세대가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실제 김 회장은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란 소신을 강조해왔다.
김 회장 퇴진 이후 동원그룹은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작업을 이미 마무리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67.98%)이며 장남 김남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맡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 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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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우 풀무원 회장[사진=풀무원] |
앞서 풀무원 창업주인 남승우 전 총괄 대표(67)도 지난해 1월 1일 경영퇴진을 발표했다. 남 전 총괄 대표는 2세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사원 1호’인 이효율 신임 총괄에게 회사를 맡겼다.
풀무원은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아 지주회사 중심의 지배구조 체제 작업을 완료했다. 풀무원은 지주회사인 풀무원을 중심으로 식품, 제조 등을 하는 주력회사 풀무원식품, 급식·외식 등 사업을 하는 풀무원푸드앤컬처, 건강기능식품 전문인 풀무원건강생활 등 계열사로 구성됐다.
지주사인 풀무원 지분은 남 전 총괄대표가 51.84%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 김명희씨와 차녀 미리내씨가 각각 0.2%, 0.56% 갖고 있다.
한편 지난 달 말 ‘발효유 개척자’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92세 일기로 타계했다. 윤 회장은 1969년 한국야쿠르트를 설립해 50년간 특유의 건강 관리로 고령에도 경영 현장을 누비며 기업을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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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사진=한국야쿠르트] |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