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박재범 기자 = 조선대학교 미술관은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대회기간’에 맞춰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미술대학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작품을 설치하는 등 아트밸리 프로젝트를 본격 조성, 이달 28일까지 관람객들을 맞는다.
뱅크시(Banksy)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스트리트 아트는 미술관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던 기존 미술과 달리 도심 속 삶의 공간으로 나와 보통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일상을 함께 한다.
때론 비판적이고 저항적인 태도로, 때론 장난기 넘치는 유머로, 때론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적 정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미술대학과 1·8극장 일대에서 진행된 스트리트 아트에는 세 명의 프랑스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수영대회를 상징하는 푸른 고래 '제이스' 작품 [사진=조선대학교] |
‘구주’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유쾌한 작업이 특징인 제이스(JACE)는 1·8극장 무대 뒷면에 수영대회를 상징하는 푸른 고래와 함께 대학 캠퍼스에 가득 찬 젊음을 형상화했다. 또한 옆 벽면에는 환경 문제 등 위기에 처한 지구를 재치 있게 표현했다.
스프레이 작업을 하는 일반적인 스트리트 아티스트들과 달리 뤼도(Ludo)는 그래픽 디자인의 방식으로 뽑은 이미지 자체를 포스터처럼 벽에 붙인다. 그는 세밀한 형태와 함께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녹색으로 곤충과 무기 등을 표현해왔다.
이번 미술대학 로비에 선보이는 작품은 기계와 인간의 이미지를 선보인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소묘 작품인 비트루비우스적 인간(Vitruvian Man) 또는 인체 비례도(Canon of Proportions)에 대한 뤼도식 해석으로 볼 수도 있다.
보는 이의 시적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으로 정평이 나있는 세뜨(Seth)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스트리트 아티스트 중의 한 명이다. 결코 그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어린이의 이미지를 자신만의 색채와 번지는 음영 처리를 통해 적절한 공간에 배치한다.
1·8극장 무대 뒷면 '세뜨' 작품 [사진=조선대학교] |
작품이 그려지는 지역 고유의 문화를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도 그의 장점이다. 미술대학 물탱크에 그려진 소년과 소녀는 민주화의 도시 광주의 밝은 미래를 형상화했다.
5.18의 아픈 상처를 평화와 행복으로 승화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아이들 손에 들린 새와 꽃, 장구, 윷, 비눗방울, 피리, 꽹과리 등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미술대학 건물의 파스텔 톤 색 블록에 조응하는 프리즘 색채를 통해 다채로운 색을 활용하는 미술대학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또한 그것은 다양성의 존중과 세계인의 화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1·8극장 무대 뒷면에 탈을 쓴 채 눈 가리고, 입 가리고, 귀를 막은 세 아이를 통해 작가 세뜨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전통적으로 탈이 액운과 흉사를 막는 주술적 기원을 가지고 있는 점에서 취업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일종의 액막이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아트벨리 프로젝트는 메인전시장인 조선대학교 미술관에서 ‘물, 생명, 상상력’을 통해 동시대 설치미술을, 본관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에서는 ‘찰나의 빛, 영원한 색채, 남도’전을 통해 남도 서양화단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jb545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