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88건 허위 검역증명서 적발"…캐나다 "식품검역청이 수사 중"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이번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분수령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이 캐나다산 육류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해 관심이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육류 제품에서 상당수의 허위 검역증명서가 적발됐다면서, 26일부터 캐나다에서 들여오는 모든 육류 제품을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 정육점 코너에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주 중국은 캐나다 수출업체인 ‘프리고 로얄(Frigo Royal)’의 돼지고기에서 사료 첨가물 락토파민이 검출됐다면서, 해당 업체의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하는 한편 캐나다산 수입 육류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중국은 해당 조사에서 188건의 허위 검역증명서가 적발됐으며, 분명한 보안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성명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은 시급히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캐나다 정부에 중국 수출용 육류에 대한 증명서 발급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캐나다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여겨 이른 시일 내로 조사를 마무리하고, 중국으로 수출되는 식품 안전을 위한 효율적 조치들을 취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리-클로드 비보 캐나다 농업장관 역시 성명을 내고 캐나다 식품검역청(CFIA)이 관련 업계 및 중국 관계자들과 협력 중이라면서, 확실치 않은(inauthentic) 수출 증명서들이 발견됐음을 확인했다. 비보 장관은 “식품검역청이 이번 사안을 수사 중이며, 사법 기관에도 통보했다”면서 “이번 문제는 대중국 수출 허가에 특정돼 발생했으며, 다른 수출 대상국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올 들어 캐나다산 육류와 식육 가공품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3월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 4월부터 캐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 2곳에 대한 수출 허가를 일시 정지했다.
이어 이달 초 해관총서는 캐나다산 육류와 육가공품 컨테이너를 모두 열어보고 일부 물량에 대해서는 내용물을 100% 전수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2억3526만달러어치 캐나다산 돼지고기를 수입했으며, 캐나다는 금액 기준으로 중국의 3대 돼지고기 수입 시장이다.
최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해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캐나다산 육류 수입이 중단되면 중국 소비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화웨이·무역전에 꼬이는 3국 관계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9.5.8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작년 12월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 당국이 중국 이동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하면서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 측은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했고, 중국은 자국민 체포가 임의적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멍완저우 측 변호인단은 데이비드 라메티 캐나다 법무장관에게 멍완저우 인도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아직 법무부는 해당 요청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라메티 법무장관은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을 만날 예정이어서 화웨이 관련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오는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 중국에서 체포된 캐나다인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시 주석과 마주한 뒤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협상과 더불어 북핵 해법 등 시급한 현안들을 논의해야 한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