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 "사실이 바뀐다면 내 생각도 바뀔 수 있다" 인용
"일관성 중요하지만 유연성 가져야 경제정책 성공"
"성장 밀리고 공정경제 거칠게 나간다는 건 오해"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저임금 등 현 정부 경제정책 중 부작용을 지적받는 정책과 관련해 "팩트가 바뀌면 내 생각도 바뀔 수 있다"는 케인즈의 발언을 인용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김 정책실장은 25일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을 방문해 '최저임금 등 현 정부 정책 중 부작용을 낳았다고 평가받는 정책의 변화' 여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미국의 가장 존경받는 경제학자 케인즈의 '사실이 바뀌면 내 마음도 바꿀 수 있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환경이 바뀐다면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케인즈도 그랬는데 하물며 제가 무엇이라고 그러지 않겠나"라며 "일관성을 통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정책은 보완과 조정을 통해 유연성을 갖는 것이 경제 정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정책 고객 및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협의에 충실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alwaysame@newspim.com |
김 실장은 "시장의 경제주체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관성을 가져야 하지만 그때그때의 경제 환경에 따라 정책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은 핵심적 요소"라며 "이 기조를 정책실장으로서 강조하면서 일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 실장은 인텔의 공동창업자 앤드 그로브의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하는 편집광적인 노력만이 생존을 보장한다'는 문구도 인용하며 "저는 일관성을 강조하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정책을 보완하고 조정하는 것이 필수요소라는 것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이것이 정책실장의 덕목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와 함께 그동안 공정경제에 치중된 자신의 활동 때문에 성장정책에 미흡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공정경제가 저의 주된 업무영역이었지만, 공정경제 정책만으로 한국경제가 필요한 성과를 다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공정경제를 먼저 하고 혁신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기본축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경제와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이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선순환될 때 의도하는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 저의 확신"이라며 "혁신성장이 뒤로 밀리고 공정경제가 너무 거칠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는 제가 지난 2년간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 돌이켜보면 풀릴 오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민주노총의 대정부 투쟁 선언 등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내용은 일관성과 유연성을 조화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말했다.
한편, 그는 '자신을 자유학파와 정부개입을 강조하는 케인지언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묻는 질문에 "제 자신을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해온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케인즈의 책을 다 읽고 감명을 받았지만,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도 읽었고, 하이에크 같은 자유주의자들의 책도 나에게 같은 비중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어느 한 방향으로 제 자신을 규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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