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소식통 "12일 TV서 이희호 여사 조의 소식, 혼란"
"정중한 조의, 3차 북미회담 재개 위한 손짓 의혹"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故) 이희호 여사에 대해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한 것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재개를 염두에 둔 접근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양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 12일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남조선 김대중 대통령 부인 고 이희호 여사에 대해 조의를 표명한 소식이 방영됐다"며 "북남과 조미(북미) 사이에 긴장된 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가 먼저 손을 내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고(故) 이희호 여사 조화. mironj19@newspim.com |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희호 여사에 대한 조의 표명 소식은 조선중앙TV가 종영시간을 앞둔 밤 9시 30분에 보도됐다. 조선중앙TV가 밤 9시 30분 하루의 마지막 종합 보도에서 이희호 여사의 조의문 전달식 소식을 전한 것이다.
더욱이 12일에는 중앙의 지시로 전국에서 일제히 '영화문헌학습'이 진행된 상황이었다. 영화문헌학습은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전 과정을 선전 영상으로 제작한 것으로 이날 북한 당국은 북한 노동자들을 단체로 영화관에 모아놓고 이를 보여줬다.
영화의 내용은 김정은 위원장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자처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나 대범한 담력으로 담판을 주도했다는 식으로 홍보 영상이었다.
북한 소식통은 "영화문헌학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텔레비전 종영시간이 가까웠다"면서 "그런데 TV종합보도에서 우리(북한)가 판문점 통일각에서 고 이희호여사에 조의를 표명하고 조의문 전달식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나와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고 이희호 여사에 대한 정중한 조의가 남조선 당국자를 움직여 3차 북미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손짓이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지난 12일 '고 이희호여사에 대한 조의' 소식을 텔레비전 마감시간에 보도한데 대해 여러 추측이 일고 있다"며 "싱가포르 회담 관련 영화문헌학습이 조직되고 같은 날 평소 같으면 무시해버릴 이희호 여사에 대한 조의소식을 마감시간에 비중 있게 전한데 대한 의구심이 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문헌학습에서 말하는 적이란 남조선과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연합세력을 통틀어 지칭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밤에 TV에서 고 이희호여사에 대한 정중한 조의표명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주민들은 당국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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