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도 알고리즘 매매 절반넘어
알고리즘 매매 전문가 육성·투자자 교육 주문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거래세 인하로 국내증시에서 알고리즘 매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합리젹 규제와 함께 전문가 양성, 투자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료=메리츠종금증권] |
18일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달부터 증권거래세가 내려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알고리즘 매매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며 "높은 거래세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던 알고리즘 매매 전략들이 향후 거래세 추가 인하 폭에 따라 증시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은 글로벌 주요 주식시장 보다 높은 수준의 거래세(0.3%) 때문에 고빈도 매매가 불가능한 국가로 인식돼왔다. 매매당 기대 수익률이 0.1% 이하인 고빈도 매매를 수행하기엔 0.3%라는 허들이 높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매매의 특징은 △사전에 정의된 매매 의사결정 로직 △실시간 시장 데이터 분석 △자동화된 매매 실행 등이다. 시장 유동성 공급은 알고리즘 매매의 긍정적 기능으로 꼽힌다. 대량 매수, 매도 호가를 제시해 거래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수 운용주체들이 알고리즘 매매 시장을 독점할 경우 나머지 시장참여자들의 거래비용을 올리는 부작용도 있다.
알고리즘 매매 비중 증가는 글로벌 추세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거래에서 알고리즘 매매 기법 중 하나인 고빈도 매매 비중은 50%에 이른다.
최근 한국 증시에서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커졌다. 한국거래소가 알고리즘에 의한 단기 매매를 실행한 미국계 헤지펀드와 투자은행에 대해 주식 불공정 거래 혐의로 심리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강 연구원은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금융 감독기관의 상세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관련 법규를 어기고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선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면서도 "알고리즘 매매를 전반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시장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알고리즘 매매 전문가 육성과 투자자 교육도 주문했다.
강 연구원은 "국내 금융기관은 자체 알고리즘 개발과 함께 퀀트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금융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금융업계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과잉매매 지양 △중장기 분산투자 중요성 △해외투자 및 다양한 자산군으로의 분산투자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