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의 대북 외교는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13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로긴 칼럼니스트는 '트럼프의 대북 외교는 죽지는 않았지만,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Trump’s North Korea diplomacy isn’t dead. But it’s on life support)'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8.02.28. [사진=뉴스핌 로이터] |
그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지 1년이 지났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외교는 여전히 교착 국면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 현재 유일하게 가동되는 북미 외교채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채널뿐이라고 했다.
로긴은 북한 측이 이전 외교 채널을 모두 중단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북한이 미국 측 전화도 받지 않고 있고, 이달 몽골과 홍콩에서 열린 '투트랙' 회담에도 불참했다는 사실을 통해 양측 외교 채널이 중단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긴은 김 위원장의 전략은 시간 끌기라고 봤다. 모호하고 듣기 좋은 내용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신하고,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깎아 내리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사는 방식을 통해 비핵화 협상에 대한 실제 행동은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로긴은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이 건네받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는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이 빠져있었다는 점을 최근의 예로 들었다.
하지만 로긴은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베트남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부터 교훈을 깨닫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로긴은 이와 관련, "첫 번째로는 협상은 하위 실무선에서만 진전을 이룰수 있으며 두 번째로는 트럼프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거래를 간절히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했다.
로긴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북한과의 교착상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 완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과민 반응하지 않고 당분간 추가 대북 제재는 부과하지 않는 방향으로 스탠스를 잡기로 했다고 한다.
로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외교가 지속되고 있고 북한의 도발은 일정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계속 연출된다면, 그는 현재의 교착 상황을 유지해 2020년 대선 전 3차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문제는 상황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라고 로긴은 주장했다. 대북 제재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질 것이고, 김 위원장은 결국 핵실험 등 심각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그는 바라봤다.
로긴은 "협상 타결의 희망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 없는 상황과 불투명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존속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 회담은 영원히 생명유지 장치에 머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젠가는 플러그를 뽑아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팀이 다음에 일어날 일에 관한 전략을 갖길 바란다"고 칼럼을 마무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8.02.28. [사진=뉴스핌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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