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 소식을 중점 있게 보도했다.
1998년 2월 24일 서울 국회의사당광장에서 열린 제 15대 대통령 취임식 모습 [김대중평화센터 제공] |
특히 NYT는 ‘여성을 위해 싸웠던 한국의 영부인’이라는 제하의 부고 기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운동 동반자로서 이희호 여사의 역할과 한국에서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한 노력 등을 집중 조명했다.
또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를 정치적 동반자로 여겼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고문과 사형선고, 암살 위협 등으로 점철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곁을 이희호 여사가 47년 간 지키며 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상징이자 북한과의 화해 및 통일의 상징이 되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희호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정부에서 공식 직위를 맡지는 않았지만, 2001년 여성가족부를 창설해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는 데 숨은 공을 세웠고 대한민국 역사상 첫 번째 여성 국무총리 후보 지명에도 조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대중 정부가 장상씨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지만 국회의 거부로 임명되지 못했다.
첫 여성 국무총리는 좌절됐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내각, 정당에서 여성의 역할이 확대됐고 가정 폭력과 성차별 금지 법안의 토대가 마련되는 등 이희호 여사의 영향력으로 인해 여성의 권익이 크게 신장됐다고 NYT는 평가했다.
WP 또한 이희호 여사가 1950년대부터 여성의 권리 증진에 힘쓴 사실을 보도하며, 남편 곁에서 독재에 항거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페미니스트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한편 NYT와 WP 모두 북한이 이희호 여사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북한은 조의문과 조화만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북측은 오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북측은 12일 오후 5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귀측의 책임 있는 인사와 만날 것을 제의 한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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