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폭스콘이 필요할 경우 애플 아이폰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담에서 돌파구 마련에 실패, 무역 전면전이 고조될 경우 적극적인 대응책을 확보하고 있다는 애기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애플 매장에서 한 고객이 아이폰X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관세 전면전에 따른 충격이 강타하면 중국에서 가동되는 애플 아이폰 생산라인을 미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류 영 폭스콘 반도체 부문 대표는 이날 타이페이에서 가진 창사 45주년 기념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애플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생산라인 이전을 요구할 경우 이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총 매출 가운데 애플 비중이 약 50%에 달할 만큼 핵심 생산 업체다. 대만 기업인 폭스콘은 전체 제품 생산의 약 75%를 중국 현지 공장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업체는 내년 말부터 미국 위스콘신의 새로운 공장을 본격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총 15억달러 투자와 최대 2000명의 고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강행하면 애플이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관세 충격과 중국 내 애플 제품 불매 운동이 맞물리면서 애플의 중국 현지 매출액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스콘의 이번 발언은 이달 말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회의론이 번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일본에서 공식 만찬을 겸한 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통상 시스템 개혁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진화되지 않는 실정이다. 중국 정책자들 사이에서는 ‘배드 딜(bad deal)’보다 ‘노 딜(no deal)’이 낫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마찰을 고조시킬 경우 이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폭스콘을 포함한 모든 생산 업체의 아이폰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기더라도 관세 후폭풍을 모두 피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국은 애플 제품의 핵심 생산 기지인 동시에 주요 시장이기도 하기 때문. 핵심 부품과 중간 단계의 제품이 국경을 넘지 않을 수 없고, 중국 정부와 소비자들의 관세 및 비관세 보복으로 인한 충격도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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